재판 부담 덜고 정치 무대 나서는 오세훈, '당 통합' 메시지로 영향력 확대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판 부담을 덜고 정치 무대로 본격 나섰다. 총선 승리와 국민의힘 통합을 정치적 메시지로 삼으며 당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에서 항소심 무죄 판정을 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판으로 묶여있던 정치 활동을 본격적으로 재개하고 있다.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 판결을 받으며 정치적 미래가 불확실했던 상황에서 벗어나면서, 오 시장은 총선 승리와 국민의힘 통합이라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우며 당 내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사법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정치적 보폭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 23일 항소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오 시장은 이튿날인 24일 국회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정치권에 본격적으로 신호를 보냈다. 향후 당내 역할을 묻는 취재진에게 "이제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분열된 모습보다는 단합·통합된 모습일 때 국민 여러분께 위안을 드릴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또한 "생각이 조금 다르고 철학이 다른 분들의 마음을 모으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하며 당 내 갈등 해소와 통합이 자신의 정치적 역할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무죄 판결 직후 자신의 재판에 대한 소회보다 총선과 당 통합, 정부 정책 견제를 먼저 언급한 점은 정치권의 주목을 받았다.
오 시장이 이같이 정치 무대로 나서는 배경에는 재판 부담의 상당한 완화가 있다.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의 시장직 상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정치적 미래가 항소심 결과에 전적으로 좌우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당내 갈등이나 권력구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보다는 시정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재판에 집중하는 데 무게를 둘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항소심 무죄 판결로 정치적 행보를 제약하던 부담이 상당 부분 완화되면서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물론 검찰 측 상고로 대법원 판단이 남아 있지만, 항소심 무죄만으로도 정치 활동의 심리적 부담은 크게 경감됐다는 분석이다.
오 시장은 민선 9기 출범 이후 여의도 정치와의 접점을 지속적으로 넓혀왔다.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이재명 당시 대통령의 공개 호평을 받으며 여권의 기대를 모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초접전을 벌인 끝에 승리한 뒤 국민의힘 중진들과 잇따라 회동했다. 당 원내대책회의와 국회 부동산 정책 토론회에 참석하고, 국민의힘 서울시당과 당정협의를 정례화하는 등 당과의 정책 공조도 이어왔다. 보수 성향 정책모임과 수도권 주거 관련 국회 포럼에도 모습을 드러내며 여의도와의 관계를 착실히 다져왔다. 다만 당내 권력구도나 자신의 정치적 역할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며 시정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해온 것이 특징이었다.
정치권 분석가들은 오 시장이 앞으로 특정 계파나 권력 구도에 직접 뛰어들기보다 총선을 앞둔 당의 통합과 외연 확장, 정책 경쟁력 강화 등을 화두로 정치적 공간을 넓혀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노선과 리더십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오 시장이 '통합'을 자신의 정치적 메시지로 계속 가져간다면 당내 역할론이 자연스럽게 커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무죄 판결로 정치적 자유도가 높아진 만큼, 오 시장의 향후 행보가 국민의힘의 당 구조와 총선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