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중국 6·25참전 기념관 방문해 '피의 우의' 강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 76주년을 맞아 단둥의 항미원조기념관을 방문해 북중 혈맹관계를 재확인했다. 왕후닝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등 고위급 인사들이 영접한 가운데, 양국은 '피로 맺어진 친선'을 강조하며 전략적 동맹 강화 의지를 표현했다.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 76주년을 앞두고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방문해 북중 간 혈맹관계를 재확인하고 친선 계승 의지를 표명했다.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중국인민지원군의 한반도 파병지인 단둥의 항미원조기념관(6·25참전 기념관)을 찾아 기념탑에 헌화하고 기념관을 참관했다. 이번 방문은 한반도 정세가 긴장 상태에 있는 가운데 중국과의 전략적 동맹 관계를 강화하려는 북한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은 기념관 방문 중 "우리 인민은 중국인민과 함께 싸운 영광의 연대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며 "우리 혁명을 피로써 도와준 중국인민에 대한 영원한 감사를 대를 이어 전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과의 담화에서 "피로써 맺어진 조중친선의 귀중함을 다시금 새겨보는 순간"이라고 강조하며 "조중친선의 역사를 줄기차게 굳건히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 변화 속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재정의하려는 북한의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번 방문에는 북한 측에서 조용원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최선희 외무상, 김덕훈 제1부총리, 김여정 총무부장 등 당정 주요 간부들이 동행했다. 중국 측에서는 권력 서열 4위인 왕후닝 주석을 비롯해 왕이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류하이싱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등 고위급 인사들이 영접했다. 양국 모두 고위급 인사들을 대거 투입한 것은 이번 방문의 정치적 무게를 드러낸다. 특히 중국 측이 왕후닝이라는 최고 권력층 인물을 영접에 배치한 것은 북중 관계에 대한 중국의 높은 관심을 시사한다.
김 위원장은 기념관 참관 후 단둥 버스공장을 시찰했으며, 신압록강대교를 통해 중국을 떠났다. 이 과정에서 왕 주석 등이 다리 중간지점까지 동행하며 배웅했다. 김 위원장은 다리 중간지점에서 "이 다리가 두 나라를 잇고 우리의 마음도 더 굳게 잇는 역사적인 사명을 의심할 바 없이 정확히 수행하게 되리라"고 말하며 상징적 메시지를 전했다. 이는 단순한 국경 통로를 넘어 두 국가의 관계를 상징하는 표현으로, 북중 간 연대 강화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왕 주석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인사를 전했으며, 이번 방문이 "전통적인 중조친선과 전투적 우의를 끊임없이 계승발전시켜나가는데서 매우 중대한 의의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중국 측이 시 주석의 특별지시에 따라 환영 연회까지 마련한 것으로 보아, 중국 지도부도 이번 방문을 북중 관계 강화의 중요한 계기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반도 정세가 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상황에서 양국이 전략적 동맹을 재확인하는 모습을 보여준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방문이 북한의 국제적 고립 상황을 타개하고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려는 북한의 정치적 의도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북한이 중국 측과의 혈맹 관계를 강조함으로써 국제 정치 무대에서 입지를 다지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또한 이번 방문은 북중 간 경제 협력과 외교적 소통을 재개하려는 신호로도 해석되며, 향후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외교 사건으로 주목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