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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1년여 만에 중국 전격 방문…리창 총리와 경제협력 논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년여 만에 중국을 방문해 리창 총리와 만났다. 신압록강대교 개통을 계기로 한 경제협력 확대가 주요 목적으로 보이며, 북미 정상회담 재개를 위한 중국과의 사전 조율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4일 1년여 만에 중국을 전격 방문해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회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개통한 신압록강대교를 통해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경제협력 확대를 주요 목적으로 중국을 찾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청와대는 김 위원장의 방중 의도를 면밀히 분석하고 있으며, 관계자는 "북·중 양측에서 공식 발표가 없는 현 단계에서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신압록강대교를 통해 단둥에 도착했으며,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도 리창 총리가 현지에서 김 위원장을 맞이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일정을 마친 후 당일 귀국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는데, 시 주석은 26~29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 참석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방중은 정치·외교적 현안보다는 최근 개통한 신압록강대교를 계기로 양국 간 경제·무역 협력을 확대하는 데 무게가 실린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신압록강대교는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잇는 왕복 4차로, 총길이 3026미터의 교량이다. 2014년 완공됐지만 북한 측 연결도로와 통관시설 미비 등으로 공식 통행이 미뤄지다가 최근 12년 만에 개통했다. 개통식에는 리룡남 주중 북한대사와 왕야쥔 주북 중국대사가 참석했으며, 박태성 북한 내각총리와 리창 총리는 영상으로 축사했다. 북중 양국은 대교 개통을 계기로 경제적 연대와 공동이익을 강조해왔으며, 김 위원장이 직접 단둥을 방문해 리창 총리와 만난 것도 경제협력 확대에 힘을 싣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방중이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 기념일인 25일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되고 있다. 중국은 1950년 10월 25일을 항미원조 기념일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북중 간 전통적인 기념일을 앞두고 김 위원장이 직접 신압록강대교를 건너 중국을 방문함으로써 양국의 밀착 관계를 대외적으로 부각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지난해 9월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 참석 이후 1년 1개월 만이자 여섯 번째 방중이다. 이전 다섯 차례 방중에서는 모두 시 주석과 회담했지만, 이번에는 리창 총리와의 경제협력 논의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내 북미대화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김 위원장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18~19일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김 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은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과 함께 신압록강대교 개통 등 조·중 관계에서 이벤트라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고 추정된다"고 말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사인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도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과 사전 조율을 하는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김 위원장이 시 주석을 직접 만나는 일정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이번 방중을 북미 정상회담 재개의 신호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최근 북한이 김여정 노동당 부장 명의로 강경한 대남 메시지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는 점도 상황 전개의 변수로 꼽히고 있다. 청와대와 국회는 앞으로 북한의 추가 움직임과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에 대해 계속 주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