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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 반도체 공장 기술로 AI 데이터센터 시장 본격 진출

SK에코플랜트가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건설에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전력·공조·배관 등 핵심 설비의 통합관리 기술을 데이터센터 건설에 적용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가 반도체 공장 건설에서 축적한 첨단 시공 기술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년여간 사업구조를 AI와 반도체 중심으로 재편해 왔으며, 올해부터 'AI 인프라 설루션 공급자'를 목표로 설계 초기 단계부터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는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 모두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정밀한 냉각·공조 설비가 필수라는 점에 주목한 전략이다. SK에코플랜트는 전력·공조·용수·배관 등 핵심 설비를 통합 구축하는 역량을 강화하며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의 경쟁력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장 건설 프로젝트에서 비롯됐다. 경기도 이천과 용인, 충북 청주 등 주요 반도체 생산시설 건설에 참여하면서 반도체 산업의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충족시켜 왔다. 반도체 공장은 먼지를 차단하는 클린룸을 비롯해 전력·공조·초순수(고도로 정제한 물) 공급시설 등이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하므로 일반 건축물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정밀 시공이 필요하다. 이러한 고난도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SK에코플랜트는 복잡한 인프라 구축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청주 M15X 프로젝트는 SK에코플랜트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가동 중인 기존 M15 공장 바로 옆에 신규 생산시설을 수평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했는데, 기존 공장의 반도체 생산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진동과 소음을 최소화해야 했다. 이는 공장이 가동되는 상황에서 인접 지역을 동시에 건설하는 고난도 작업으로, 정밀한 계획과 실행이 필수적이었다. 현재 시공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서는 각 층에 클린룸을 배치한 '3복층 팹(FAB·반도체 제조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일반적인 2복층 팹에는 클린룸 4개가 들어가지만, 3복층 팹에는 6개를 배치할 수 있어 같은 부지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건물 높이가 100미터를 넘으면 자재를 들어 올리는 방식과 시공 장비도 달라지는 만큼 축적된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설계 단계부터 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문제를 미리 점검하는 '프리콘(Pre-construction)' 기술도 활용하고 있다. 반도체 공장은 설계 변경 하나가 여러 설비와 공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설계 초기부터 시공 가능성과 설비 간 간섭 여부를 철저히 검토한다. 이를 통해 공사 기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나아가 SK에코플랜트는 해외 반도체 공장 건설에도 참여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추진하는 차세대 AI 메모리용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와 연구개발(R&D)센터 건설이 대표적이다. 국내 반도체 공장에서 축적한 기술을 미국 현지의 인력·자재 조달 환경에 맞게 적용하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SK에코플랜트는 이러한 반도체 공장 건설 경험을 AI 데이터센터 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AI 데이터센터는 반도체 공장과 마찬가지로 대규모 전력 공급과 정밀한 냉각·공조 설비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공장에서 확보한 기계·전기·배관(MEP) 통합관리 기술을 데이터센터 건설에 적용해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AI 산업이 요구하는 복잡하고 정밀한 인프라를 적기에 정확하게 구현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며 "고객 요구를 이해하고 설비를 통합하며 투자 일정까지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SK에코플랜트의 첨단 인프라 구축 역량이 향후 메모리 생산 안정성 강화는 물론 AI 산업의 인프라 고도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