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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제미나이를 정치 논쟁의 증인으로… 여야 '법적 근거' 놓고 격돌

이재명 대통령이 중수청장 국무회의 참석 논란에 AI 제미나이의 답변을 근거로 반박하자, 국민의힘은 '법적 근거 없이 AI에 의존하는 국정 운영'이라며 비판했다. 여야는 법적 정당성을 두고 격돌하면서 정치권의 AI 활용이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중대범죄수사청장의 국무회의 정례 참석을 둘러싼 논란에 인공지능 챗봇 제미나이와의 대화를 근거로 반박하면서, 정치권에서 AI를 정책 정당성의 도구로 활용하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22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제미나이와 나눈 음성 문답을 직접 재생하는 이례적인 장면이 펼쳐졌으며, 이를 두고 여야 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이 대통령의 AI 활용이 정치권의 밈이 되면서 국정 운영의 투명성과 법적 정당성을 놓고 여야의 입장 차이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재원 최고위원은 중수청장의 국무회의 배석이 수사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에 미칠 영향을 제미나이에게 질문했고, 제미나이는 법령상 허용될 수도 있지만 수사 독립성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훼손할 우려가 있어 신중함이 요구된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에 김 최고위원은 "대통령이 제미나이와 같은 AI에 물어봐서 통치할 거면 제미나이가 대통령이 되는 게 어떨까"라는 비꼬는 질문을 던졌고, 제미나이는 "AI 기술은 국정 운영이나 통치 행위를 대신하거나 국민의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이는 정치권에서 AI의 답변을 정책 정당성의 근거로 삼으려는 시도가 얼마나 부적절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하다 하다 제미나이까지 대통령의 친구로 삼고 있다"며 신랄한 비판을 제기했다. 그는 "SNS가 목숨줄이라더니 이제 AI에 목숨을 구걸하는 판"이라고 표현하며 이 대통령의 정책 정당성 확보 방식을 강하게 질타했다. 더 나아가 장 대표는 "중수청장을 비롯한 수사기관장의 국무회의 참석에 대해 보수·진보 가리지 않고 모든 언론이 비판하고 있으며, 참여연대 같은 시민단체도 공정성을 훼손한다는 비판을 내놓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대통령은 제미나이가 '위헌적 억지'라고 했다면서 나 홀로 정신 승리에 빠져 있다"고 꼬집으며, 국정 운영에 있어 법적·제도적 근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중수청장의 국무회의 배석이 법과 절차에 따른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주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법적 근거는 외면한 채 'AI 대통령' 딱지만 붙이는 것은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만 보는 격"이라고 반박했다. 이는 야당의 비판이 법적 근거보다는 감정적 수사와 정치 공세에 가깝다는 민주당의 주장을 담고 있다. 민주당 측은 중수청장의 국무회의 참석이 헌법과 법령에서 허용하는 범위 내의 행위라는 법적 정당성을 강조하며, 야당의 비판을 국정 운영을 흠집 내기 위한 정치 공세로 규정했다.

이번 논란은 정치권에서 AI를 정책 정당성의 도구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제미나이의 음성 문답을 공개하고 장동혁 대표가 "AI가 대통령의 친구인가"라는 표현으로 비판한 것은, AI의 답변이 정책 결정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동시에 이는 이 대통령이 법적·제도적 근거가 불충분한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해 AI라는 도구를 활용하고 있다는 야당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으로 국정 운영에 있어 법적 근거와 절차의 중요성을 두고 한 여야 간 대립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정치권의 AI 활용 방식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