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원 건 음주 내기로 20대 여성 사망… 업주 2명 집행유예
경남 창원의 유흥주점 업주 2명이 20대 여성 직원에게 양주 700밀리리터를 한 번에 마시면 500만원을 주겠다는 내기를 제안해 급성알코올중독으로 사망하게 한 혐의로 금고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피고인들의 반성 태도와 유족 합의를 참작했다.
양주 700밀리리터를 한 번에 마시면 현금 500만원을 주겠다는 위험한 내기로 인해 20대 여성 접객원이 급성알코올중독으로 숨진 사건에서 유흥주점 업주 2명이 결국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창원지방법원은 21일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흥주점 대표 A씨와 공동 운영자 B씨에게 각각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며, 각각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이 판결은 음주 관련 사건에서 업주의 책임을 묻는 동시에 피해자 유족과의 합의 및 피고인들의 반성 태도를 고려한 결과로 평가된다.
사건은 지난해 2월 5일 오전 4시경 경남 창원시 진해구의 한 노래방에서 발생했다. A씨와 B씨는 직원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한 술자리에서 여성 접객원 C씨(당시 26세)에게 양주 약 700밀리리터를 한 번에 마시면 현금 500만원을 주겠다는 내기를 제안했다. 이는 단순한 농담이 아닌 현금을 걸고 벌인 도박성 음주 강요로, 당시 C씨가 이를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C씨는 결국 이 내기에 응했고, 약 1분이라는 극히 짧은 시간에 대량의 양주를 일시에 섭취하게 되었다.
C씨는 양주를 모두 마신 직후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당시 C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485%로 측정되었는데, 이는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알코올 중독 상태를 의미한다. 의료 기준에 따르면 혈중알코올농도 0.4% 이상은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고, 0.5% 이상은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수치다. 그러나 A씨와 B씨는 C씨에게 적절한 응급조치를 하지 않은 채 방치했고, C씨는 결국 급성알코올중독으로 생명을 잃었다. 이는 단순한 과실이 아닌 생명을 경시한 무책임한 행동으로 평가된다.
법원의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은 돈내기로 피해자가 술을 마시는 것을 부추겼으며, 술을 마시고 쓰러져 있는 피해자를 위해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고 방치했다"며 "결국 20대의 젊은 피해자가 생명을 잃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업주들의 행동이 단순한 부주의를 넘어 피해자의 죽음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음을 명시한 것이다. 동시에 법원은 피고인들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A씨와 B씨가 유족에게 1억 3000만원을 지급하고 합의한 점과 유족이 더 이상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의사를 표현한 점도 양형에 중요하게 반영되었다.
이번 판결은 음주 관련 사건에서 업주의 법적 책임을 명확히 한 의미 있는 사례로 평가된다. 유흥업소에서 고객이나 직원에게 과도한 음주를 강요하거나 부추기는 행위는 단순한 업무 관행이 아닌 형사 책임을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접객원과 같이 고용 관계에 있는 직원에게 음주를 강요하는 것은 더욱 심각한 문제로, 직장 내 권력 관계를 악용한 행위로 볼 수 있다.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택한 것은 피고인들의 반성과 합의를 인정한 것이지만, 12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통해 그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사건은 유흥업소뿐 아니라 모든 음주 문화 관련 장소에서 안전 관리와 윤리적 책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