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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전 특검 2심서 징역 6년 감형… 변협 선거자금 2억원만 유죄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항소심에서 징역 6년으로 감형받았다.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자금 2억원 수수만 유죄로 인정되었으며, 이른바 '50억 클럽' 혐의를 포함한 나머지 혐의는 무죄 또는 공소시효 완성으로 면소 처분을 받았다.

대장동 개발사업을 둘러싼 뇌물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항소심에서 감형 판결을 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5-2부는 21일 박 전 특검에게 징역 6년과 벌금 2억원, 추징금 2억원을 선고했다. 1심에서 징역 7년과 벌금 5억원, 추징금 1억5천만원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실질적인 감형이다. 함께 기소된 양재식 전 특검보는 징역 5년과 벌금 2억원을 선고받았으며, 1심의 징역 5년과 벌금 3억원에서 벌금이 감액됐다.

2심 재판부의 핵심 판단은 박 전 특검이 수수한 뇌물 규모를 축소 인정한 것이다. 1심은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자금 명목으로 받은 금품을 3억원으로 판단했으나, 2심은 2억원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남욱 변호사 등 민간업자들의 진술이 1억원 공여 부분에서 일관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2억원의 뇌물 수수에 대해서는 박 전 특검이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서 대장동 사업 관련 은행의 업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직무권한이 있었고, 민간업자들이 이를 배경으로 선거자금을 제공했다는 점을 명확히 인정했다.

주목할 점은 이른바 '50억 클럽' 혐의에 대해 1심과 동일하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는 것이다. 박 전 특검이 업자들로부터 우리은행의 여신의향서 발급 등을 청탁받으며 5억원을 받고 50억원 지급을 약속받은 혐의는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박 전 특검이 5억원을 받았을 당시 이미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 등의 직위에서 물러난 상태였기 때문에 특정경제범죄법상 수재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50억원 지급 약속이나 그 전제인 여신의향서 발급 청탁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200억원 규모의 금품 수수 약속 혐의도 공소시효 완성으로 면소 처분을 받았다. 재판부는 "민간업자들과 피고인 사이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그 과정에서 200억원의 토지보상 수수료 등이 거론된 점은 인정된다"고 했으나, 지급 방법에 관한 민간업자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점을 고려하면 약속된 이익과 가액이 확정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정경제범죄법상 수재 혐의가 성립하려면 약속한 금품 가액이 정액으로 확정되어야 한다는 법리를 적용한 것이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제공한 11억원 수수 혐의도 박 전 특검이 딸과 독립적 생계를 유지한 만큼 경제적 동일체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양형 배경을 설명하며 박 전 특검을 엄격히 질타했다. "금융기관의 사업은 공공적 성격을 지니고 국가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만큼 임직원에겐 공무원과 같은 청렴 의무가 부과된다"며 "피고인은 검사로 오래 재직하며 이를 알면서도 범행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전 특검과 양 전 특검보는 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였으며, 2심에서도 재구속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박 전 특검은 선고 후 취재진에 "됐습니다"라고만 답하며 법원을 떠났다.

이번 판결은 2021년 9월 공개된 녹취록으로 불거진 '50억 클럽' 의혹 수사의 일환이다. 당시 녹취록에서 김만배씨는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검, 곽상도 전 의원, 홍선근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회장, 김수남 전 검찰총장, 최재경 전 대통령 민정수석을 언급하며 각각 50억원씩 챙겨주겠다고 발언했다. 이 중 곽상도 전 의원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항소심 중이며, 권순일 전 대법관은 공소기각 판결 후 2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홍선근 회장은 2심에서 벌금 1천500만원으로 확정됐으며, 김수남 전 검찰총장과 최재경 전 수석은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