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조사 중 선관위 직원 사망…강압 수사 논란 격화
중앙선관위 의혹 수사 중 특검팀의 피의자 조사를 받던 선관위 직원이 사망했다. 특검팀은 강압 수사가 없었다고 주장하나, 변호인은 세 명의 수사 인원이 동시에 약 11시간 조사하며 강압적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반박하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의혹을 수사하던 이태한 특별검사팀의 피의자 조사를 받던 선관위 직원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수사 과정에서의 강압 논란이 불거졌다. 21일 경기 화성서부경찰서와 특검팀 등에 따르면, 이날 아침 7시 6분경 경기 화성시의 한 아파트에서 중앙선관위 소속 사무관급(5급) 공무원인 40대 남성 ㄱ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현재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며, 사망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각계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팀에 따르면 ㄱ씨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저녁 8시 55분까지 약 11시간 동안 입찰 방해와 업무상 배임 혐의로 피의자 신분의 조사를 받았다. 특검팀은 21일 언론 공지를 통해 "조사 시작부터 귀가할 때까지 변호인의 참여하에 조사가 이루어졌고, 야간 조사를 원하지 않아 저녁 8시 55분께 조사를 종료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조사 과정에서 강압적인 분위기는 전혀 없었고, 조사 및 조서 내용에 대한 이의 제기도 없었다"며 강압 수사 의혹을 부인했다. 특검팀은 ㄱ씨가 조사 종료 후 1시간 45분 동안 조서 열람을 진행하면서 답변 40여 곳을 직접 자필로 수정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ㄱ씨의 변호를 맡은 박현정 변호사는 이와 다른 주장을 펼쳤다. 박 변호사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전날 오후 조사부터 특별수사관과 검사가 추가로 들어와 세 명이 동시에 ㄱ씨를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는 조사 과정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복잡했음을 시사한다. 전날 오전 다른 조사실에서 사법경찰리(경사·경장·순경)가 조사를 맡았으나, 피의자 쪽의 문제 제기로 조사가 중단되자 특검팀이 조사 자격에 문제가 없는 추가 인원을 투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형사소송법에서는 경찰의 경우 경위 이상 사법경찰관이 수사의 주체이고 사법경찰리는 보조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결국 ㄱ씨는 세 명 모두의 질문을 받으며 상당한 압박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특검팀의 수사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약 11시간의 연속 조사는 신체적·정신적 피로를 야기할 수 있으며, 세 명의 수사 인원이 동시에 조사하는 방식도 피의자에게 심리적 압박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변호인 참여와 조서 수정 기회 제공 등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했다는 특검팀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실제 조사 현장에서의 강압적 분위기 여부는 여전히 의문의 여지가 남아 있다. 이 과정에서 피의자의 심리 상태와 건강 상태에 대한 충분한 배려가 있었는지도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6·3 지방선거 당시 중앙선관위원장을 지낸 노태악 전 대법관의 외유성 국외 출장 의혹과 관련해 노 전 위원장의 집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노 전 위원장은 재임 중 세 차례 국외 출장에 배우자를 동반하고 관련 경비를 중앙선관위 예산으로 집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의 광범위한 수사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번 사건으로 인해 수사 과정에서의 인권 보호와 절차적 정당성 문제가 사회적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경찰의 사망 원인 규명과 함께 특검팀의 수사 방식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