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사직안 재가, 친일파 유묵 전시 논란 책임
이재명 대통령이 친일파 유묵 전시 논란의 책임자인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의 사직안을 재가했다. 애국지사로 잘못 표기된 친일파 박중양의 글씨가 특별전에 전시되면서 검증 부실 논란이 일었으며, 정부는 같은 날 KTX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으로 논란을 빚은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민간위원도 해촉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친일파 유묵 전시 및 검증 부실 논란으로 사의를 밝힌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의 사직안을 21일 재가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 대통령이 유 관장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유 관장이 전날 입장문을 통해 사퇴 의사를 밝힌 지 불과 하루 만에 이루어진 결정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을 둘러싼 역사 검증 논란에 대한 행정부의 빠른 대응을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논란의 핵심은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에 전시된 유묵의 출처 오류에 있다. 유 관장이 개인적으로 소장한 유묵이 애국지사 박원근의 글씨로 소개됐으나, 실제로는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의 글씨로 드러났다. 이는 한국 근현대사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 중 하나인 친일파 문제와 직결된 사안이었기에 역사 왜곡 논란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특히 박중양은 일제강점기 친일 활동으로 기록된 인물로, 애국지사로 잘못 표기된 것은 전시 기관의 신뢰성을 크게 훼손하는 사건이었다.
검증 과정의 부실이 더욱 논란을 키웠다. 유 관장이 해당 유묵을 2019년 온라인 경매에서 5만원에 구입했으며, 특별전 개막 두 달여 전 직접 전시품으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개인 소장품을 국립 박물관의 특별전에 전시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역사적 검증과 학술적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우리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국민에게 올바른 역사를 전달해야 하는 책임 있는 기관인 만큼, 이러한 검증 부실은 기관 전체의 신뢰도를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유 관장은 사직 직전 발표한 입장문에서 "국민 여러분께서 국립중앙박물관에 보내주신 깊은 신뢰와 우리 박물관 직원들이 쌓아 올린 가치가 저의 개인적인 실수로 한순간에 무너졌다"며 책임을 인정했다. 이러한 표현은 박물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드러내면서도, 동시에 개인의 판단 오류가 얼마나 큰 파급 효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문화유산 기관의 리더십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재인식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향후 박물관 운영 방식과 유물 검증 절차에 대한 개선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부는 같은 날 또 다른 논란 인물에 대한 해촉 결정도 내렸다. 강 수석대변인은 "부적절한 처신으로 논란을 빚은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민간위원에 대한 해촉안도 재가했다"고 밝혔다. 해촉된 위원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초빙교수로 알려진 김모씨로, 최근 KTX 승차권 조회용 매크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사용했다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논란을 빚었다. 이는 정부 전략위원회 위원이 부정행위에 해당할 수 있는 행동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사건으로, 공직자의 윤리 기준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촉발했다.
이번 일련의 사건들은 공공 기관의 리더십과 공직자의 책임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역사 검증의 정확성, 공직자의 윤리적 행동, 정부 기관의 신뢰성 확보 등은 국민이 기대하는 기본적인 요구사항이며,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빠른 책임 추궁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이 명확해졌다. 향후 국립중앙박물관을 포함한 문화유산 기관들의 유물 검증 절차 강화와 공직자 윤리 교육 강화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