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뉴스나우
정치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 2심서 징역형 집유 확정…기본권 침해 판단

탈북 어민 강제북송 사건에서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항소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북한 주민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판단했으며, 피고인들은 대법원 상고를 예고했다.

2019년 11월 발생한 탈북 어민 강제북송 사건이 항소심에서 새로운 판단을 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5-3부는 21일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는 1심에서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것과 달리, 실제 징역형을 부과하되 집행을 유예하는 판결로 책임을 더 무겁게 묻는 결과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며,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직권남용 범행 공모나 북송 결정 관여 사실이 없다는 판단 아래 무죄를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북한 주민도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기본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법적 근거가 없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관계 공무원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나포 이틀 만에 북송을 결정하고 불과 5일 만에 집행했다"며 당시 의사결정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한 "강제북송으로 인해 북한 어민들의 기본권이 침해되었으며, 대한민국에 이미 정착한 탈북 주민들까지 강제북송의 공포에 떨게 했다"고 판단했다. 이는 정부의 행위가 단순한 행정 절차를 넘어 인권의 문제라는 사법부의 명확한 평가를 의미한다.

이 사건의 발단은 2019년 11월 중국 선박에서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혐의로 지목된 탈북 어민 2명이 대한민국으로 귀순 의사를 밝혔던 것에서 비롯됐다. 이들은 국내 법령과 절차에 따라 재판받을 기본적인 권리를 가지고 있었으나, 정 전 실장 등 고위 관계자들의 지시에 따라 강제로 북한으로 돌려보내졌다. 이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북한 주민이 강제 북송된 최초 사례로, 국가의 기본권 보호 의무와 법치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사건이다. 피의자들은 이 과정에서 어민들로부터 법적 절차를 받을 권리를 빼앗은 혐의로 기소되었다.

1심 판결과 비교하면 항소심의 판단이 더욱 엄격해진 것을 알 수 있다. 1심 재판부는 정 전 실장과 서 전 원장에게 각각 징역 10개월의 선고유예를 내렸고, 노 전 실장과 김 전 장관에게는 각각 징역 6개월의 선고유예를 선고했다. 선고유예는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범죄가 경미하다고 판단해 형의 선고를 미루는 판결 형태로, 사실상 처벌을 유보하는 것이다. 그러나 항소심은 이러한 판단을 뒤집고 실제 징역형을 부과했다는 점에서, 사건의 심각성을 더욱 무겁게 본 것으로 해석된다.

피고인들은 항소심 판결 직후 입장문을 통해 "사건의 실체와 당시의 특수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부당한 판단"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 전 실장과 서 전 원장, 김 전 장관은 "즉각 대법원에 상고해 진실을 밝히고 법적 정당성을 입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사건이 대법원 단계로 넘어갈 가능성을 시사하며, 향후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이 사건의 법적 의미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가 주목된다. 이 사건은 국가안보와 인권, 법치주의 사이의 균형을 둘러싼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으며, 최종 판결까지 국내 법조계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