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원장, 재벌 비판 발언 열흘 만에 해명·사과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재벌을 '포용사회의 적'이라고 표현한 발언을 두고 국회 국정감사에서 과도한 표현이었음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다만 대기업의 투명한 지배구조 개선이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재벌과 대기업 세습경제를 '포용사회의 적'이라고 표현한 발언을 둘러싼 논란을 정리하기 위해 국회에 나섰다. 지난 12일 공정위 국정감사에서 과거 교수 시절 칼럼을 언급하며 '착취적 대한민국을 만드는 적은 재벌과 대기업집단'이라고 말했던 주 위원장은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이 발언에 대한 해명과 사과를 동시에 제시했다. 열흘간의 시간 차이 속에서 논란이 확산되자 공식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주 위원장은 21일 국회 출석에서 "공정위 정책 감사에서 제 답변 때문에 원만한 회의 진행이 이뤄지지 못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먼저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는 자신의 발언이 국정감사 과정에서 논쟁을 야기했음을 인정하는 표현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주 위원장은 "표현이 과도한 측면이 있지만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여 발언의 기본 취지는 유지하되, 표현 방식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하는 입장을 보였다.
주 위원장의 발언 취지는 대기업의 역할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 개선에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대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 발전을 지속하려면 대기업 집단 내에 불투명한 지배 구조와 경제력 집중의 부작용을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명확히 했다. 이는 재벌의 존재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투명한 경영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공정위 위원장으로서의 정책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또한 그는 "다수의 개인들이 소유하고 있는 기업을 공적 기업이라고 말한 것도 다수 주주의 권리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사태는 공정위 위원장의 개인적 신념과 공적 직책 간의 긴장을 드러낸 사건이다. 교수 시절 작성한 칼럼의 표현이 공정거래위원회라는 기구의 중립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고, 이것이 국정감사에서 야당과 여당 모두로부터 지적을 받게 된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를 공정하게 감시하고 규제해야 하는 기관인 만큼, 위원장의 과도한 표현은 기관의 공정성 인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을 것이다.
한편 주 위원장은 한화를 대상으로 한 현장조사 관련 정보가 사전에 유출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내부 감찰을 예고했다. 이는 공정위의 조사 과정에서의 정보 관리 문제를 자체적으로 점검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기관의 신뢰성 회복을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공정위는 향후 대기업 규제와 중소기업 보호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투명한 운영으로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