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공소청 국무회의 배석 논란, 정치권 '수사독립성' 두고 격돌
이재명 대통령이 중수청·공소청 국무회의 배석을 정당화하자,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수사기관의 독립성 훼손을 우려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역대 정부의 관례와 헌법적 가치를 둘러싼 정치권의 격돌이 심화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의 국무회의 배석을 정당화하자, 야권에서 수사·기소기관의 독립성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이 중수청을 '하수청'으로, 공소청을 '공작청'으로 만들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이 대통령이 전날 인공지능 챗봇 제미나이를 인용해 야권의 비판을 '위헌적 억지'라고 반박한 것에 대한 직접적인 반발이다.
한 의원은 "제미나이 할애비를 데려와도 대통령이 수사지휘, 기소지휘 하면 안 된다"며 대통령의 권한에 명확한 한계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그동안 왜 수사·기소기관을 국무회의에 배석시키지 않았겠느냐"며 "이 대통령 빼고는 다 바보라서 그랬겠느냐"고 역설적으로 질문했다. 이는 역대 정부가 검찰총장과 경찰청장을 국무회의에 배석시키지 않은 관례가 단순한 관행이 아니라 헌법적 가치에 기반한 결정이었음을 강조하는 발언이다.
논란의 발단은 김지용 중수청장이 지난 20일 취임과 동시에 이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 참석하면서 비롯되었다. 이정현 공소청장 직무대행과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도 함께 배석했는데, 이는 역대 정부가 수사·기소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유지해온 관행을 깨는 결정이었다. 한 의원은 "매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말을 받아 적는 수사기관은 중수청이 아니라 하수청"이라며 김 청장의 참석 자체를 비판했다. 또한 "역대 정부가 검찰총장은 물론 경찰청장도 국무회의에 배석시키지 않는 관례를 유지해온 것은 수사기관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위해서였다"고 강조했다.
한 의원은 김지용 중수청장의 임명 과정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지명 후 임명에 이르기까지 정권과 민주당이 김지용 후보자에 대해 '너 진짜 우리 편 맞냐'는 '십자가 밟기'를 요구해왔으니 예견된 일"이라고 지적하면서도 "그래도 가지 말았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임명 과정에서의 정치적 검증이 이미 중수청의 독립성을 훼손했으며, 국무회의 참석은 그 과정의 연장선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엑스(옛 트위터)에 '제미나이에게 물어봤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조직법 제11조를 근거로 "공소청장·중수청장의 국무회의 배석 불가론은 위헌적 억지"라고 주장했다. 또한 "산림청장, 소방청장, 해양경찰청장 등 모든 청장이 다 참석해서 논의한다"며 수사·기소기관을 다른 행정기관과 동등하게 취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중수청도 공소청도 대통령, 국무총리, 장관의 지휘를 받는 청장의 하나일 뿐"이라고 명시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주장은 법조계와 정치권에서 즉각적인 반발을 사고 있다. 야권은 수사·기소기관의 독립성이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이며, 이를 훼손하면 국가 권력의 자의적 행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구체적 사건수사 지휘는 하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밝혔지만, 야권은 국무회의 배석 자체가 이미 대통령의 영향력 행사를 가능하게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논란은 신정부 출범 이후 행정부와 야권 간의 헌법 해석을 둘러싼 근본적인 입장 차이를 드러내는 동시에, 수사·기소기관의 독립성을 어디까지 보장할 것인가 하는 헌법적 과제를 제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