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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1년, 정성호 전 장관이 지적한 형사사법체계의 과제들

검찰개혁을 주도했던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이 1년여 시행 과정에서 드러난 형사사법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경찰 수사 역량 강화, 공소청 인력 확충, 인적 청산 미흡 등이 개혁의 성과를 제약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재명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을 역임한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년여간 추진된 검찰개혁의 성과와 한계를 진단했다. 정 전 장관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수사·기소 분리를 골자로 한 새 형사사법 체계 개편이 제도적으로는 가장 급진적인 개혁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실제 시행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형사사법체계 통합 시스템 구축에는 최소 1년 6개월이 필요했지만, 여당 법사위원들의 반대로 그 시간이 지나치게 축소됐다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이 강조한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경찰 수사 역량의 한계다. 그는 검찰의 직접수사권과 수사개시권, 지휘권을 완전히 박탈하고 보완수사권까지 폐지한 상황에서, 1차 수사기관인 경찰이 제대로 수사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검찰주의자'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정 전 장관은 이는 국민 안전과 범죄 피해자 보호를 위한 실무적 고려였다고 반박했다. 그는 "검찰의 수사권 오남용 여지를 완전히 없애되, 경찰이 제대로 수사할 수 있게 보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 전 장관은 현재 드러나고 있는 형사사법체계의 구조적 문제점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보완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수사나 증거가 부실한 상태에서 기소될 가능성이 커졌으며, 공소청이 기본 업무와 공소유지에 필요한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형사체계 변화로 검찰의 인지수사만 없어졌을 뿐 송치 사건 처리, 기소, 공소유지, 형 집행 등 기본 업무는 그대로 남아 있다"고 지적하며, 검찰수사관의 중수청 이전을 요구하는 주장은 이런 실상을 모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전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과 39년간의 친분을 유지해온 최측근으로서, 동시에 '쓴소리 멘토'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 역사의 루스벨트 대통령과 그의 참모 루이 하우의 관계를 언급하며, 참모의 진정한 역할은 '예스맨'이 아니라 리더의 맹점을 지적하는 '노맨'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대통령에게 "더 많은 사람들을 믿고 함께 가야 한다"며 "불편한 사람들의 불편한 말을 더 적극적으로 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자신이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지만 중심을 잡아야 권력의 시야가 좁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은 인적 청산의 미흡함도 현 정부의 검찰개혁 평가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권을 정적 제거 수단으로 사용했던 역사가 있는 만큼, 검찰 조직의 인적 청산이 완전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개혁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중대범죄수사청장 인선 문제와 관련해 "중수청 수장은 진보적 변호사나 판사가 아닌 중대범죄 수사 역량과 지휘 능력을 갖춘 전문가가 해야 한다"며, 업무 결과를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의 진단은 검찰개혁이 제도적으로는 상당히 진행됐지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 여러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형사사법체계의 급진적 개편이 국민 신뢰를 얻으려면 경찰 역량 강화, 공소청의 인력 확충, 그리고 무엇보다 검찰 조직의 인적 청산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그의 핵심 메시지다. 이는 단순히 수사권을 재배치하는 것을 넘어 형사사법 전체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는 과정에서 시간과 세심한 조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