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재정위기 선언 놓고 여야 의원 집중 질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이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재정위기 선언과 공무원 인사 보류를 집중 비판했다. 여당은 정부 지표상 재정위기 단계가 아니라고 지적했고, 야당은 활용 가능한 재정 수단을 외면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회의 두 개 상임위원회에서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재정위기 선언과 공무원 인사 보류 방침을 둘러싼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추 지사의 극단적 재정 긴축 정책이 과도하다며 일제히 비판했다. 이는 지난 13일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 이어 또 다시 제기된 것으로, 경기도의 재정 상황을 둘러싼 정부와 도청 간의 입장 차이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
더불어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 어려운 재정 상황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그 해결 방식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염 의원은 경기도가 도비 보조 사업비를 일률적으로 30% 삭감한 결과, 산하 31개 시군의 961개 사업 중 421개가 영향을 받게 된 점을 지적했다. 그는 경기도가 재정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경기도보다 재정 상황이 더 어려운 다른 광역시도와 시군들과의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는 도청의 재정 긴축이 하위 지자체들에게 연쇄적인 재정 압박을 주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
같은 당의 안태준 의원도 추 지사의 재정 위기 대응이 실질적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안 의원은 경기도가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재정 수단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구체적으로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예비비, 중앙정부의 특별교부세와 국고보조금, 지방채 추가 발행, 공유재산 임대 및 매각 등 추가경정예산 이외의 세수 확보 방안들이 존재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안 의원은 이러한 모든 수단을 외면하고 예산 부족을 이유로 모든 사업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은 자신이 국회의원으로 재직할 당시 정부가 같은 논리를 펼쳤다면 절대 용인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당 의원들의 비판도 마찬가지로 날카로웠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행정안전부가 경기도의 채무 비율이 주의 기준인 25%보다 훨씬 낮아 재정 위기 단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언급했다. 유 의원은 추 지사가 정부의 공식 지표를 '빈껍데기'이고 '착시'라고 비판하면서 세출 구조조정을 명목으로 5465억 원의 예산을 삭감한 것을 문제 삼았다. 이는 추 지사의 재정위기 진단이 객관적 지표와 상충한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으로, 정부의 공식 평가와 도청의 주장 사이의 괴리를 드러낸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재정 위기를 이유로 한 공무원 인사 보류 정책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강 의원은 재난 책임자인 시군 부단체장 7명이 공석이고, 도청에서도 3급 5명, 4급 14명, 5급 21명이 공석인 상황을 언급했다. 공무원 인사가 한 자리씩 밀릴 때마다 연쇄적으로 다른 공직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며, 이는 급여뿐만 아니라 연금과 퇴직금까지 연동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59세에 접어드는 공무원들은 마지막 승진 기회를 완전히 박탈당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점은 개인의 공직 경력과 생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추 지사는 경기도의 재정 상황이 정부 지표상으로는 양호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심각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추 지사는 경기도의 채무 증가 속도가 다른 광역시도의 3배에 달하고, 공사채 발행 시 신용 기준인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 15.1%로 전국에서 가장 악화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한 국고보조금의 도비 매칭 증가와 복지 대상 인구의 가파른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올해보다 내년의 재정 위기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예측을 제시했다. 이는 현재의 극단적 조치가 미래의 더 큰 재정 위기를 예방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입장을 반영한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논쟁의 핵심은 경기도 재정 상황에 대한 진단의 차이다. 정부와 야당은 현재의 객관적 지표상 경기도가 아직 재정 위기 단계에 이르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추 지사는 미래의 위기를 대비하기 위해 현재부터 구조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입장 차이는 단순히 재정 정책의 문제를 넘어 경기도의 미래 발전 방향과 도민들의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이슈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