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뉴스나우
정치

소방 재정 논란 확산, 야당 '망언' 질타·여당 진화에 분주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에 이어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의원도 유사한 표현을 써 논란이 확대되었다. 국민의힘은 '망언'이라 질타했고, 민주당은 윤리심판원에 직권조사를 명령하며 진화에 나섰다. 소방 재정의 국가 책임 강화 필요성과 표현의 부적절성 사이에 여야 간 입장 차이가 드러났다.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의원까지 유사한 표현을 사용하면서 논쟁이 심화되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를 '망언'이라 질타하며 사과를 요구했고, 민주당은 중앙당 윤리심판원에 직권조사를 명령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소방 재정 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하려던 의도가 소방관들의 감정을 상하게 한 것 아니냐는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추 지사는 국감 당일 오전 부천소방서에서 근무 중 순직한 고 김진석 소방위의 영결식에 참석한 후 국감장에 나타났다. 그는 "저의 발언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소방관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또한 "소방관의 헌신을 누구보다 무겁게 생각하고 있으며, 소방관의 안전과 처우를 더욱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덧붙였다. 질의응답 과정에서도 다시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러한 사과를 형식적이라고 지적했다. 김종양 의원은 "사과하라니까 사과한다는 식의 반응은 전형적인 2차 가해이자 오만한 태도"라며 "속칭 '개사과' 아니냐"고 질타했다. 김미애 의원도 "사과하라니까 사과한다는 말은 용납하기 어렵다"며 "절박한 심정이었다면 대안을 제시해야지, 소방공무원들 가슴에 피멍 들게 하는 발언으로 상황을 표현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거들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표현의 부적절함은 인정하면서도 논점을 달리했다. 문정복 의원은 "소방관의 헌신을 존중하는 것과 국가의 소방 재정 책임을 강화하는 것은 상충하지 않는다"며 "국가직으로 전환된 소방공무원의 인건비와 사업비를 여전히 지방정부가 대부분 부담하는 재정 구조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얘기"라고 했다. 전용기 의원도 "문재인 정부 시절 추 지사가 당대표로서 소방의 국가직 전환을 이끌었다"며 "이번 기회에 소방 재정을 확실히 공론화해 국가 예산으로 집행하고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입장은 소방 재정 구조의 불균형이 핵심 문제라는 것이었다. 현재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임에도 불구하고 지방정부가 인건비의 90%를 부담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부승찬 의원의 발언이 추가 논란을 불렀다. 그는 "소방이 국가직임에도 불구하고 지방단체에서 인건비 90%를 부담하니까 이게 재정을 진짜 쭉쭉 빨아먹는 거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이런 걸 국가적인 차원에서 해결해주지 못하고 비난만 하면 답이 없지 않습니까?"라고 발언했다. 이 표현이 추 지사의 '빨대' 발언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재정을 쭉쭉 빨아먹는다는 표현은 결코 나와서는 안 되는 망언"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부 의원은 "소방이 국가직으로 승격된 뒤 국회는 과연 책임이 없는지를 물었던 것인데, 맥락 없이 한 부분만 떼다가 정쟁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후 발언 기회에는 "'쭉쭉 빠는 존재'로 돼서는 안 된다는 의미에서 말씀드렸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여야 간 고성이 오가며 한때 감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민주당은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당은 언론 공지를 통해 "김민석 대표는 오늘 국감에서 나온 부 의원의 소방 관련 발언에 대해 엄중 경고했다"며 "중앙당 윤리심판원에 해당 발언의 경위에 대한 직권조사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당 공식 유튜브에 나와 추 지사 발언에 대해 "국민의 마음이 풀릴 수 있을 때까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는 민주당이 사건을 조기에 종료하고 싶은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논란의 근저에는 소방 재정 구조의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이후에도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이 줄어들지 않았다는 점이 핵심이다. 표현의 부적절성을 넘어 소방 재정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