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뉴스나우
정치

중수청 출범, '수사 정치화 청산' 약속이 시험대에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이 취임 후 '수사 정치화 청산'을 다짐했다. 검찰의 정치화가 극심해지면서 70년 이상 유지된 검찰 중심 형사사법체계가 개편되는 상황에서, 이 약속의 실천 여부가 중수청의 성공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이 19일 취임 후 첫 출근길에서 '수사의 정치화를 청산하겠다'는 취임 포부를 밝혔다. 이는 70년 이상 유지되어온 검찰 중심의 형사사법체계를 개혁하는 중대한 전환점을 알리는 발언이다. 김 청장은 '공정성, 중립성, 절차적 정의를 반드시 지켜서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는 수사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다짐은 검찰 해체라는 극단적 결정을 내리게 한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를 직시한 발언으로 평가된다.

검찰이 조직 개편 수준을 넘어 중수청으로의 전환이라는 구조적 개혁을 겪게 된 배경에는 수사권의 정치화 문제가 있다. 역대 검찰총장 중 상당수가 검찰개혁을 공언했지만, 실제로 국민이 원하는 수준의 개혁을 추진한 사례는 찾기 어렵다. 오히려 검찰은 자신들의 막강한 권한을 정부의 개혁 시도에 맞서는 데 활용해왔다. 특히 노무현 정권 이후 수사와 기소가 결합된 검찰의 권한이 조직의 이익을 위해 운영되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는 검찰이 권력형 비리 사건에서 국가 형벌권의 엄정함을 보여준 사례들과 대비되면서, 정치적 선별성 논란을 심화시켰다.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시기는 '정치검찰'의 정점으로 지목된다. 당시 검찰은 야당 대표와 전 정권 인사들을 대상으로 '표적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현 권력과 가까운 인물들의 비리에는 눈을 감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검찰권을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해 권력 기반을 확대하고 결국 국가 권력까지 장악하게 되었다는 평가다. 이러한 행태가 검찰 개혁론을 넘어 중수청 출범이라는 구조적 개편으로 이어진 배경이 되었다. 국민 대다수가 70년 이상 유지된 검찰 중심 형사사법체계의 개혁에 동의한 것도 검찰권 남용의 폐해가 그만큼 심각했음을 의미한다.

김지용 청장이 초대 중수청장으로 지명되었을 때부터 자질 논란이 제기되었다. 개혁성과 독립적 수사 의지 등 초대 중수청장에 필요한 자격에 대해 국민적 의구심이 있었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이러한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키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수청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서는 수사 정치화 청산이라는 원칙의 실천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김 청장이 중수청 안착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것은 조직 운영의 실질적 기초를 다지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동시에 중수청은 단순한 정치화 청산을 넘어 수사역량 강화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범죄를 제대로 단죄하지 못하는 수사기관은 존재할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중수청은 권력형 비리를 포함한 중대범죄를 전담하는 기관이므로, 공정성과 수사 역량의 동시 확보가 필수적이다. 과거 검찰이 권력형 비리 사건에서 보여준 엄정함은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중수청이 계승해야 할 긍정적 유산이다.

김지용 청장이 취임 첫날 국민에게 한 다짐이 단순한 수사 인사의 관례적 발언으로 끝나지 않을지가 관건이다. 역대 검찰총장들이 개혁을 공언했으나 실천하지 못했던 점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국민이 검찰 해체 수준의 개혁을 결단한 이유는 수사 정치화의 폐해가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김 청장이 이 약속을 차근차근 실천한다면 국민의 신뢰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과거의 관행을 반복한다면 중수청 역시 국민적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앞으로의 행보가 검찰 개혁의 성패를 판단하는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