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 '재정 빨대' 논란에 국감서 재차 사과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국정감사 현장에서 '재정 빨대'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데 대해 소방관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다시 전했다. 같은 날 순직 소방관의 영결식에서 천근의 무게로 그 이름을 새기겠다고 다짐했으며, 소방 노조는 사과 자체는 다행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 현장에서 소방관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의 뜻을 다시 한 번 전했다. 이는 지난 13일 국감에서 국가직인 소방공무원 예산을 '재정 빨대'로 표현하며 빚어진 논란에 대한 후속 대응이다. 추 지사는 인사말에서 "최근 저의 발언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소방관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소방관의 헌신을 누구보다 무겁게 생각하고 안전과 처우를 더욱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이번 발언은 지난 며칠간 이어진 논란의 마무리 단계로 평가된다. 추 지사는 앞서 17일 고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를 찾아 조문할 당시 "제 의도와 다르게 전달됐다면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리고, 또 사과를 바라시니까 정말 마음을 다해 사과드린다"고 말했으나, '사과를 바라시니까'라는 조건부 화법이 진정성 부족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이번 국감에서의 사과는 이전의 애매한 입장을 명확히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야당 의원들의 반복된 질의에도 고개를 숙이며 일관된 사과의 뜻을 전한 것으로 보인다.
비극적 사건의 맥락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부천시 도장공장 화재로 순직한 김진석 소방위(44)의 영결식이 같은 날 오전 부천체육관에서 경기도청장(葬) 수준으로 거행되었기 때문이다. 추 지사는 장의위원장으로서 영결사를 통해 "유가족의 깊은 슬픔과 김 소방위님의 이름을 가슴 속에 천근의 무게로 새기겠다"고 다짐했다. 이 영결식에는 최용철 소방청장, 김광용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국회의원·도의원, 동료 소방관 등 약 2730여 명이 참석하며 소방 공동체의 결집을 보여주었다.
이번 사건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문제와 국가직 공무원 예산 배분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이 얼마나 민감한 사안인지를 드러냈다. 추 지사가 언급한 '재정 빨대' 발언은 지방 재정 부담 증가에 대한 도지사의 입장을 표현하려 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순직 소방관 문제와 맞물리면서 국가와 지방 간 책임 회피로 해석될 여지를 남겼다. 소방관들은 국가에서 배치되지만 지방자치단체가 상당한 운영비를 부담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으며, 이러한 예산 갈등이 현장에서 일하는 소방관들에게 부정적 메시지로 전달된 것이다.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 경기지부는 이날 라디오방송 출연을 통해 추 지사의 사과에 대해 "일부 내용은 아쉬우나 사과 자체는 다행"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완전한 만족과는 거리가 있지만 상황이 진정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향후 추 지사가 약속한 대로 소방관의 안전과 처우 개선에 얼마나 구체적인 정책을 펼칠 수 있을지가 이번 논란의 진정한 종지부를 찍는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사건은 공직자의 발언이 현장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의 사기와 자존감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