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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부천 화재 순직 소방관 딸의 마지막 편지 '어른 돼서 다시 만나요'

부천 금속공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 김진석 위의 6살 딸이 '어른 돼서 다시 만나요'라는 내용의 편지를 남겨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11년 경력의 베테랑 소방관은 퇴근 직전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고립되어 27분 만에 발견되었으나 끝내 숨을 거두었다.

지난 16일 경기 부천 오정구의 금속 사출 인쇄공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고 김진석 소방위의 딸이 아버지에게 남긴 편지가 공개되어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내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6살 딸은 영정사진 앞에 손으로 쓴 편지에서 '아빠, 어른 돼서 다시 만나요'라는 간절한 메시지를 남겼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18일 SNS를 통해 이 편지를 공개하면서 소방관의 순직이 얼마나 큰 비극인지를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

편지는 '보고 싶은 아빠께'로 시작된다. 딸은 '아빤 어제 돌아가셨는데 지금도 너무 보고 싶네요. 우린 지금 장례식장이에요'라며 아버지의 부재를 애절하게 표현했다. 이어 '그리고 전 알아요. 아빤 저를 제일 사랑하셨다는 거'라고 쓴 후 '그리운 아빠, 나중에 꼭 다시 만나요. 그땐 제가 아마 어른이 됐을 때일 거예요. 사랑해요. 보고 싶은 아빠'라고 적었다. 편지 마지막에는 빨간 하트 모양과 119 소방차 그림, 그리고 '출동'이라는 문구가 그려져 있었다. 송영길 의원은 SNS에서 '영정사진 앞에 놓인 6살 딸의 편지를 보니 눈물이 핑 돈다'며 '소방관의 출근 인사가 마지막 인사가 되는 비극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18일 경기 부천 순천향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는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조문객을 맞이했다. 결혼 8년 차인 김 소방위의 아내는 조문객을 맞으며 눈물을 그치지 못했고, 함께 자리를 지키던 동료 소방관들도 눈물바다를 이뤘다. 제복을 입은 소방관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으며, 한 동료 소방관은 '김 소방위는 누구보다 근면하고 성실한 소방관이었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김 소방위의 장인은 '손녀가 아빠 영정 앞에 써 놓은 손편지를 보면 눈물이 난다'며 '사위는 손녀와 메뚜기를 잡는 등 채집활동 하는 것을 좋아했고, 영결식 날인 19일에도 함께하려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11년 차 베테랑 소방관이었던 김 소방위는 24시간 근무를 마치고 16일 오전 9시 퇴근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퇴근 직전인 오전 8시 38분 화재 신고가 접수되자 망설임 없이 소방차에 올랐다. 불길이 치솟는 건물 3층에 가장 먼저 진입해 화재 진압에 나섰으나, 순식간에 번진 불길로 인해 고립되었다. 함께 진입했던 동료는 가까스로 구조되었으나, 5미터가량 더 깊숙한 곳에 있던 김 소방위는 27분이 지나서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되어 이튿날인 17일 결국 숨을 거두었다.

김 소방위의 장인은 화재 현장의 상황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소방관이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를 하는 직업이지만, 불이 난 곳은 이미 모두 대피한 상태였고 위험물질도 있었다고 들었다'며 '국가 안전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는 화재 현장의 사전 정보 파악과 안전 체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키는 대목이다. 김 소방위의 영결식은 경기도청장으로 19일 오전 10시 부천실내체육관에서 거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