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논의 공식화한 민주당, 내부 갈등으로 발의 여부는 '미지수'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을 공식 논의 대상으로 올렸으나, 헌재 인용 가능성과 여론 역풍 우려로 당내 신중론이 만만치 않아 실제 발의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정부·여당 지지율 하락 속에서 탄핵이 지지층 결집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와 오히려 조 대법원장의 정치적 존재감만 키울 수 있다는 경계가 맞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을 공식 논의 대상으로 올렸지만, 실제 탄핵소추안 발의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지난 16일 당 공식 유튜브에 출연해 '이미 탄핵의 ㅌ자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요구가 나오고 있다'며 '모든 사안과 방법과 경로를 올려놓고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일까지만 해도 조 대법원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며 직접적인 탄핵 언급을 피하던 입장에서 큰 변화다. 국감을 거치면서 조 대법원장의 행태에 대한 당의 기조가 달라졌다는 것이 당 지도부의 설명이다.
민주당 내에서 탄핵론을 주도하는 쪽은 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다. 김기표 의원은 '탄핵 사유는 차고도 넘친다'고 주장했으며, 박균택 의원도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권을 둘러싼 조 대법원장의 입장과 국정감사 증인 선서 문제 등을 탄핵 사유로 제시했다. 친청계 최민희 의원은 '조희대는 곧 탄핵당할 것, 이게 국민의 뜻'이라며 강경론에 힘을 실었다. 조계원 민주당 대변인도 '의원 다수 분위기는 탄핵에 동의하는 분위기가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당 지도부의 탄핵 논의 공식화는 이러한 당내 강경론에 추가 탄력을 실어주는 효과를 낳고 있다.
민주당 밖에서는 더욱 빠른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조희대 탄핵에 즉각 동참해야 한다'며 '논의 시작이나 공식화 등 모호한 메시지 발신을 멈추고 국회 본회의 탄핵안 표결 날짜까지 분명히 내놓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조국혁신당은 19일 조 대법원장 탄핵소추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부·여당 지지율 하락과 최근 이어진 내부 갈등 속에서 탄핵론이 부상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김지용 중수청장 인선과 신천지 집단 당원 가입 의혹 등으로 인한 내부 충돌이 이어진 상황에서 사법개혁 이슈가 범여권을 다시 묶는 고리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실제 탄핵소추안 발의로 직행하기에는 당내 신중론도 상당하다. 조 대법원장의 정년이 내년 6월이므로 임기가 8개월가량 남아 있으며, 국회에서 탄핵안을 처리하더라도 헌법재판소가 이를 인용할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충분한 여론의 공감대 없이 탄핵을 밀어붙일 경우 정부·여당에 정치적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도 신중론의 근거다. 법사위 소속 김남희 의원은 '탄핵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오히려 조희대에게 스포트라이트를 주는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당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와의 충돌로 정치적 입지를 넓힌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례처럼 조 대법원장에게 반사이익을 안길 가능성까지 경계하고 있다.
실제 탄핵안 발의와 본회의 처리를 책임져야 할 원내지도부도 아직 구체적 단계로 나아가지 않고 있다. 원내 관계자는 '과거와 비교하면 탄핵 목소리가 커진 것은 맞지만 원내에서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당대표가 탄핵 논의에 문을 열었지만 실제 발의와 표결까지는 당내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 남아 있다는 의미다. 한편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신중론을 공격하고 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탄핵할지 말지 본인들의 정치적 실익만 재면서 혼란을 장기화하는 것은 집권 여당으로서 대단히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으며, 장동혁 대표는 '민주당의 목표는 대법원장 직무정지'라며 '한 번 밀어붙여 보라. 그날이 이재명 대통령의 마지막 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