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 새 집 이사 앞두고 생을 마감
부천 화재로 순직한 13년 경력의 소방관 김진석 위가 새 집 이사를 앞두고 생을 잃었다. 동료 소방관과 시민들이 분향소를 찾아 추모했으며, 사회 전반에서 소방관 안전과 재난 예방 시스템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7일 세종시 세종중앙공원에 마련된 고 김진석 소방위의 분향소 주변은 추도의 물결로 가득했다. 제복을 입은 소방관들과 시민들이 줄을 지어 고인을 추모했다. 얼굴을 감싸 쥐고 조용히 흐느끼는 동료 소방관들의 모습과 두 손을 모은 채 추모 순서를 기다리는 시민들의 침통한 표정이 현장을 가득 채웠다. 분향소를 찾은 한 소방관은 "고인을 알지는 못하지만 같은 동료 입장에서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이런 일이 안 벌어져야 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진석 소방위는 결혼 8년차인 가장으로, 어린이집 보조교사인 아내와 내년 초등학교에 입학할 어린 딸을 두고 있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그가 단 2주 뒤 경기도의 아파트로 이사해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리려 했다는 점이다.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던 한 가정의 가장이 화재 현장에서 생을 잃게 된 것이다. 유족과 소방청에 따르면 김 소방위는 올해 1월에도 화재 현장에서 인명 구조에 앞장서 모범 소방공무원상을 받는 등 네 차례의 표창을 받은 13년 경력의 베테랑 소방관이었다.
사고 당일 김 소방위는 24시간 근무를 마치고 전날 오전 9시 퇴근을 앞둔 상황이었다. 오전 8시 38분쯤 화재 신고가 접수되자 그는 망설임 없이 현장으로 출동했다. 소방관 4명이 불이 난 건물 3층으로 뛰어든 후 순식간에 불길이 번지면서 김 소방위를 포함한 소방관 2명이 현장에 고립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동료는 가까스로 구조됐지만, 더 깊은 불길 속으로 뛰어든 김 소방위는 구조되지 못하고 이후 심정지 상태로 발견되었다.
이 사건은 시민들 사이에서도 깊은 애도와 함께 안전 시스템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세종시 종촌동에 사는 한 시민은 "이런 불행한 일이 벌어지기 전에 미리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졌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시민들은 SNS 등에 추모 이미지를 공유하며 고인을 추모했으며, 누리꾼들은 커뮤니티 게시판에 "동료 소방관이 우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팠다", "목숨을 걸고 희생하는 사람들을 더 예우해야 한다"는 등의 글을 남겼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참으로 안타깝고 비통한 마음이다. 언제나 국민의 안전을 위해 앞장서고, 위험한 현장에 먼저 달려가셨던 고인의 헌신과 희생을 가슴 깊이 새기겠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소방관들의 위험한 업무 환경과 안전 개선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사회에 던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 고인의 영결식은 10월 19일 오전 10시 부천실내체육관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