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위기로 유럽 전역 대규모 시위 확산...프랑스서 55만 명 참여
벨기에, 프랑스, 이탈리아, 포르투갈에서 생활비 상승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다. 프랑스에서는 55만 명 이상이 참여한 가운데 폭력 사태로 확대돼 1,200명이 체포되고 150명의 경찰관이 부상했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는 경제 위기의 신호라고 분석했다.
유럽 전역에서 생활비 상승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면서 유럽연합 각국 정부에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지난 17일 벨기에, 프랑스, 이탈리아, 포르투갈에서 동시에 진행된 시위에는 수십만 명이 참여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폭력 사태로 확대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시위가 프랑스를 중심으로 시작된 불만이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신호라고 분석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이번 시위가 가장 격렬하게 전개됐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55만 명 이상이 시위에 참여했으며, 이는 수십 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시위 중 하나로 평가된다. 학생 시위가 몇 주간 계속된 가운데 토요일 시위는 폭력 집단의 개입으로 인해 충돌, 약탈, 방화로 확대됐다. 시위대는 공공건물, 고급 부티크, 슈퍼마켓을 대상으로 했으며, 경찰 차량과 경찰관을 공격하기도 했다. 세바스티앙 르코르뉴 프랑스 총리는 1,200명이 체포되고 150명의 경찰관이 부상했다고 밝혔으며, "피해가 더 크지 않은 것이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프랑스 전역의 주요 도시에서 상점 약탈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 파리, 마르세유, 니스, 낭트, 보르도, 리모주, 릴, 툴루즈, 스트라스부르 등에서 수십 개의 상점이 약탈당했다. 파리 시장 에마뉘엘 그레고아르는 "수많은 거리가 황폐화됐다"고 표현했다. 리모주에서는 마스크를 쓴 시위대가 140년 이상 된 시청에 불을 질러 대부분이 파괴됐으며, 마르세유와 릴의 시청도 침입당해 기물이 파괴됐다. 리옹에서는 시위대가 관광청 건물에 불을 질렀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X(구 트위터)에 "책임자들은 기소되고 처벌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벨기에에서도 시위가 격렬하게 진행됐다. 수도 브뤼셀에서는 대학 등록금 인상에 항의하는 학생 시위가 수주간 계속된 가운데 토요일 시위가 추가로 벌어졌다. 경찰은 시위대가 투석기를 발사하고 불을 질렀다고 주장하며 최루탄과 물대포를 사용해 시위대를 해산했다. 브뤼셀 동쪽의 작은 도시 리에주에서도 경찰이 물대포를 배치해 시위를 진압했다.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에서는 생활비 위기, 저임금, 주택 접근성 부족에 항의하는 수만 명의 시위대가 행진했다. 포르투갈의 주택 가격은 2017년 이후 두 배 이상 상승했으며, 신규 임대료도 비슷한 수준으로 인상됐다. 포르투갈 의회 업무 담당 장관 카를로스 아브레우 아모림은 "정부는 거리의 목소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시위대는 지도자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탈리아의 밀라노와 볼로냐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경찰은 평화로운 생활비 관련 집회와 함께 투석, 경찰과의 충돌이 발생했다고 보도했으며, 이탈리아 언론은 여러 명의 부상자와 체포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리스본의 시위대는 주택 부족, 급등하는 임대료, 저임금에 항의하기 위해 천막을 설치했다.
HEC 파리 경영대학원의 EU 법정책 교수 알베르토 알레만노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가 이 운동의 진원지이며, 이제 프랑스를 넘어 확산되고 있다는 신호가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프랑스에서 시작된 생활비 위기에 대한 불만이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가고 있으며, 각국 정부가 직면한 경제적 압박이 상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시위는 인플레이션, 임금 정체, 주택 위기 등 유럽 연합 전역이 공통으로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