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스라엘의 정착민 폭력 사태에 '강경 대응' 촉구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이스라엘에 대해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정착민 폭력 사태에 강경 대응을 촉구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사진기자가 정착민에게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9월 27일 이후 정착민들의 공격이 최소 170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이스라엘에 대해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벌어지는 정착민들의 폭력 사태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요구했다. 루비오 장관은 17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으로 출발하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이 이미지들과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스라엘에 이러한 문제들을 단속해달라고 요청했고 계속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정부가 서안지구의 정착민 폭력 사태에 대해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명확한 신호다.
루비오 장관의 발언은 미국 워싱턴포스트 소속 사진기자 하이디 레빈이 정착민들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널리 퍼진 직후에 나왔다. 16일 발생한 이 사건에서 레빈을 포함해 최소 2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당시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을 공격하고 있었다. 특히 미국 국민인 언론인이 피해를 입었다는 점에서 미국 정부의 대응이 더욱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무부는 이 사건에 대해 예루살렘 주재 미국 대사관을 통해 추가 정보를 수집 중이며, 루비오 장관은 18일까지 보고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사건은 서안지구에서의 정착민 폭력이 단순한 개별 사건이 아니라 광범위한 패턴임을 보여준다. 이스라엘 정착촌 감시 단체인 예시 딘에 따르면, 9월 27일 이후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인들을 대상으로 최소 170건의 공격을 저질렀다. 이 시기는 연례 올리브 수확이 시작되는 시점과 맞물려 있다. 단순한 충돌을 넘어 조직적이고 반복적인 폭력 행위가 벌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상황은 국제사회의 우려를 초래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 정부의 중재 역할에 대한 압박을 높이고 있다.
이번 사건의 영향은 팔레스타인인들만 국한되지 않는다. 벨기에 외교부 장관에 따르면 유럽 외교관들과 프랑스 시장도 서안지구에서 정착민들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정착민 폭력이 국제적 외교 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국가들도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에 대한 압박이 다층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 언론인과 외교관까지 피해를 입고 있다는 점은 상황의 심각성을 한층 높여준다.
루비오 국무장관의 발언은 바이든 행정부의 중동 정책에 있어 중요한 신호를 보낸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안보를 지지하면서도 정착민 폭력에 대해서는 명확한 우려를 표시함으로써 양국 관계의 균형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 다만 미국 정부의 요청에 이스라엘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할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역사적으로 이스라엘 정부는 정착민 폭력에 대한 단속에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있어왔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스라엘의 구체적인 대응 방안과 미국 정부의 후속 조치가 중동 정세에 미칠 영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안지구의 정착민 폭력 사태는 중동 평화 프로세스의 가장 복잡한 쟁점 중 하나다. 국제법상 서안지구는 점령지이며, 이곳에서의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 자체가 국제사회의 비판 대상이다. 정착민들의 폭력 행위는 이러한 정치적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미국이 직접 나서서 이스라엘에 단속을 촉구한 만큼, 향후 이스라엘의 대응과 미국-이스라엘 관계의 향방이 중동 정세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