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재정 '빨대' 논란 속 경기도 추모 예산 전액 삭감 논란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 논란 속에서 소방노조는 발언의 폄하 의도는 없다고 봤지만, 경기도의 순직 소방관 추모 예산 전액 삭감에 대해서는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이는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이후 국가와 지방의 재정 책임 구조가 제대로 정립되지 못했다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소방노조가 경기도의 순직 소방관 추모 사업비 전액 삭감에 대해 강한 문제를 제기했다. 미래소방연합노동조합(미소연)은 16일 성명을 통해 추 지사의 발언 자체는 소방공무원을 폄하하려는 의도가 아니라고 입장을 밝혔지만, 동시에 경기도의 예산 편성 방향에 대해서는 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는 정치권의 사과와 소방노조의 미묘한 입장 차이를 드러내면서, 지방재정 문제와 소방 예산의 구조적 문제가 동시에 대두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추 지사는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대상 국정감사에서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는 발언을 해 논란을 촉발했다. 이 발언은 소셜미디어에서 짧게 편집된 영상으로 확산되면서 소방공무원을 폄하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여러 소방노조와 시민단체들이 항의 성명을 발표했고, 더불어민주당도 16일 공식 논평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소방관들의 헌신은 존중받아 마땅하다"며 "추 지사가 사용한 표현으로 상처받은 소방공무원과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미소연은 전체 국정감사 영상의 맥락을 살펴보면 추 지사의 발언 취지가 분명하다고 해석했다. 미소연은 성명에서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됐음에도 인건비와 사업비 상당 부분을 지방정부가 부담하는 재정 구조를 지적한 것"이라며 "국비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원의 지적에 공감하며 나온 답변으로 소방관의 헌신을 깎아내리거나 소방조직을 폄하한 취지의 발언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경기도도 15일 해명 자료를 통해 "해당 발언은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됐음에도 관련 재정을 지자체가 대부분 부담하고 오히려 국고 지원 비율이 줄어드는 것을 강조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는 추 지사의 발언이 지방재정의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하려는 의도였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소연은 경기도의 소방 예산 편성 방향에 대해서는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경기도가 순직 소방공무원의 희생을 추모하고 유가족들에게 예우를 갖추는 '경기소방 119메모리얼데이' 사업비 1억원을 전액 삭감 대상으로 올린 것을 지적했다. 미소연은 "경기도가 매년 이어가겠다고 밝힌 추모 사업을 불과 1년 만에 전액 감액 대상으로 올렸다"며 "소방관의 희생을 기억하는 일까지 줄여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는 지방재정의 어려움을 이유로 소방 예산을 삭감하는 경기도의 방식이 실제 소방관들의 사기를 꺾을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미소연은 경기도에 대해 순직 소방관 추모 예산의 복원과 함께 현장 대응에 필요한 필수 소방 예산의 충분한 확보를 촉구했다. 노조는 "도민 안전과 직결되는 필수 소방 예산을 충분히 확보해 현장 대응에 차질이 없게 지원하라"고 요구하면서, "소방 재정 관련 국가 책임 강화와 국비 지원 확대에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언어 표현 문제를 넘어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이후 지방재정과 국가재정의 책임 분담 구조가 제대로 정립되지 못했다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소방관의 안전과 처우 개선, 그리고 순직자에 대한 예우 문제는 단순한 지방재정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책임져야 할 핵심 과제라는 점을 다시 한번 부각시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