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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취임 500일, 양극화 해소와 정치 통합이 관건

이재명 대통령 취임 500일을 맞아 전문가들이 제시한 남은 임기의 주요 과제는 양극화 해소를 통한 민생 개선, 검찰개혁 갈등 수습 및 정치개혁 의제 전환, 그리고 야당과의 소통을 통한 정치 복원이다. 160조원의 추가 세수 활용 방안과 실질적인 6개월의 정책 추진 시간이 남은 만큼 선택과 집중이 요구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취임 500일을 맞이했다. 대통령은 부산에서 열린 제47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통해 "어떤 외풍이나 저항에도 굴하지 않고 오로지 민생 개선, 실용적 개혁, 포용적 통합의 길을 굳건하게 걸어가겠다"는 국정 운영 의지를 드러냈다. 현 정부의 국정 기조는 민생 개선, 실용적 개혁, 포용적 통합이라는 세 가지 축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남은 임기 동안 이러한 목표들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성과가 요구되고 있다.

첫 번째 과제로 지목되는 것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따른 경제 성장의 과실을 실제 민생 개선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주거, 일자리, 서민금융을 3대 핵심 사회정책으로 제시하며 양극화 완화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 정부의 정책과 예산이 여전히 성장 중심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충남대 경제학과 정세은 교수는 "이 대통령이 기초생활 보장과 필수의료 보장 등 복지 분야에서 양극화 해소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며 "정작 경제정책 방향과 예산안을 보면 성장 쪽에 더 많은 무게중심이 실렸다"고 평가했다.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확대와 세입자 보호 정책 강화 등 구체적인 주거 안정 대책도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남은 임기 동안 160조원에 달하는 추가 세수를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도 중요한 쟁점이다. 정책 분석가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는 "추가 세수를 어디에 쓸지에 대한 국민적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며 "우리 사회의 미래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가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예산 배분의 문제를 넘어 국가의 미래 비전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두 번째 과제는 검찰개혁을 둘러싼 여권 내부의 갈등을 수습하고 실용적 개혁을 추진하는 것이다. 용인대 특임교수 최창렬은 "이 대통령이 사법 리스크를 지나치게 의식하지 말고 중도·실용 노선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며 "보편적인 국민의 관심이 무엇인지를 보고 개혁 노선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도층 민심의 향배를 따라가면 양쪽을 모두 만족시키지는 못하지만 중간의 최대공약수를 만족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여권 내 강경파의 반발도 자연스럽게 누그러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적 의제를 전환해 개혁의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유 대표는 부동산이나 농지 전수조사, 검찰개혁이 청와대와 여당에 불리한 정치적 환경이라며 "새로운 개혁 의제를 만들어 프레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40년 된 승자독식 선거제도를 바꿔 중대선거구제 등 다당제를 여는 정치개혁이 필요하다"며 "다당제 정치개혁은 정부·여당이 주도할 수 있는 의제이고, 조국혁신당이나 개혁신당도 합류할 수 있기 때문에 진영 내 통합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덕성여대 정치학과 교수 조진만은 "내년 하반기부터 여야가 총선 모드에 돌입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성과를 낼 수 있는 실질적 시간은 6개월 정도"라고 진단했다. 그는 "대통령이 모든 일에 전면적으로 나서기보다 장관과 참모들에게 역할을 맡기고 국정운영에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는 남은 임기 동안 효율적인 국정 운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세 번째 과제는 포용적 통합을 실현하고 정치를 복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여권 내부의 이견을 조정하고 야당과의 협의 공간을 넓혀야 한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SNS에서 직접 강경파나 반대자들을 일일이 직격하는 것을 절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유 대표는 "대통령은 원래 비판받는 자리"라며 "SNS에 대통령 비판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대통령이 모든 사안에 직접 등판하면 싸움판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당 지도부에서 거론되는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 대표는 "탄핵으로 가면 탄핵 블랙홀이 돼 실용적 개혁을 하겠다는 국정운영 구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며 "정치적 역풍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 교수도 "탄핵으로 가면 완전히 정쟁과 대립으로 가게 된다"며 "대통령이 여당에 탄핵 언급을 자제하고 민생 개혁에 집중해달라는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회와의 관계 복원도 중요한 과제로, 최 교수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만나기 어렵다면 야당 중진 의원들과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