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알래스카 LNG 재산세 감면으로 사업성 강화 추진
한국 정부가 미국에 알래스카 LNG 사업의 재산세 감면을 건의하며 사업성 개선에 나섰다. 태평양 직항 운송을 통한 도입선 다변화와 에너지 안보 강화가 주목표이며, 고객 확보와 인력 수급 문제는 점차 해소되고 있다.

한국 정부가 미국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참여 조건으로 재산세 감면을 공식 건의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미국 측에 연간 7억달러(약 1조원)에 달할 수 있는 재산세 부담 해소를 요청했다. 이는 단순한 수익성 중심의 투자가 아니라 중장기 에너지 안보를 뒷받침할 전략자산으로서 알래스카 LNG의 가치를 높이려는 정부의 의도를 반영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달 기자 브리핑에서 알래스카 LNG 사업 추진 배경에 대해 "가스 수급 측면에서 전략적으로 검토한 사안"이라고 명확히 했다.
정부가 알래스카 LNG 사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안정성 때문이다. 현재 미국은 세계 최대 LNG 수출국이지만 주요 수출 시설이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등 멕시코만 연안에 집중되어 있다. 이 지역에서 생산된 LNG를 한국으로 운송하려면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거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희망봉을 우회해야 한다. 반면 알래스카 LNG는 태평양을 거쳐 한국으로 직접 운송할 수 있어 수송거리를 단축하고 지정학적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중동 전쟁 등 국제 분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LNG 도입 경로 확보는 국가 에너지 안보의 핵심이 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알래스카 LNG의 경제성에 대한 회의적 평가가 지속되었다. 북극권의 혹한 지역에 장거리 파이프라인을 건설해야 하는 막대한 공사비, 장기 구매계약 미확정으로 인한 수익 불투명성, 숙련 인력 확보의 어려움 등이 주요 우려 사항이었다. 특히 총사업비 500억달러 중 30~40%인 약 150~200억달러가 노스슬로프 가스전에서 니키스키 액화 시설까지 800마일(약 1300㎞)의 파이프라인 건설에 투입되어야 한다는 점이 사업의 채산성을 압박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재산세 감면 카드는 프로젝트의 경제성을 개선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된다.
다행히 사업 추진 상황을 살펴보면 초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들이 구체화하고 있다. 개발사 글렌파른은 연간 생산목표 2000만톤 중 1300만톤에 대한 구매 관련 합의를 확보했으며, 최근 중동계 메이저 석유회사가 기존 물량과 별도로 연간 200만톤 이상을 추가 구매하기로 확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금융조달을 위한 최소 고객 확보가 사실상 이루어졌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인력 수급 문제도 미국 내 전문 시공업체와 건설노조를 통해 다른 지역의 숙련 인력 최대 7000명을 조달할 수 있는 계획이 수립되어 있다. 또한 알래스카 LNG는 이미 2020년 미국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의 건설·운영 승인과 연방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거쳐 환경규제 측면에서도 큰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정부와 민간 기업이 직면해야 할 과제는 건설비 초과 위험 관리다. 혹한의 극한 환경과 장거리 관로 건설에 따른 공사비 초과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충분한 예비비를 확보하고 추가 비용이 발생하면 투자수익 배분을 조정하거나 개발사 부담을 확대하는 조항을 추가 협상 과정에서 넣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의 재산세 감면 건의는 이러한 경제성 개선의 첫 단계일 것으로 보인다. 향후 인허가 절차 간소화, 건설비 분담 조항 등 추가 지원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통해 알래스카 LNG는 단순한 상업 프로젝트를 넘어 한국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전략적 인프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