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장관 공석 50일 넘어… 검찰 개혁 논쟁 속 인선 지연
법무부 장관 자리가 50일 이상 공석인 가운데, 청와대가 검찰 개혁을 둘러싼 여권 내 입장 차이와 후보 검증 리스크 등을 이유로 인선을 미루고 있다. 경찰청장 등 다른 주요 직책도 장기 공석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가 신임 대통령비서실장 인선을 발표했지만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은 미루면서 법무장관 자리가 50일 이상 공석인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이후 후보로 발탁됐던 더불어민주당의 김승원 의원이 지난달 19일 후보자직을 사퇴하면서 공백이 발생했다. 현재 이진수 법무부 차관이 장관 직무대행을 맡고 있지만,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출범으로 형사 사법 체계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장기간의 인사 공백은 행정 공백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권 관계자들은 법무부 장관 인선이 지연되는 이유로 최근 누적된 인사 실패와 함께 이 직책의 상징성을 꼽았다. 법무부 장관은 단순한 행정 직책을 넘어 새 정부의 검찰 개혁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어 대통령이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여권 관계자는 "최근 인사 실패가 누적된 데다, 법무부 장관 인선은 개혁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쉽게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는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에 검찰 출신 김지용 후보자를 지명한 것을 둘러싼 여권 내 강경파의 반발과도 맞닿아 있다.
법무부 장관 인선의 어려움은 검찰 개혁을 둘러싼 여권 내 입장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여권 관계자는 "또 검찰 출신을 기용했다가는 강경파 반발에 직면할 수 있고, 그렇다고 개성이 강한 인물을 내세우기엔 후보 검증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개혁에 강경한 목소리를 내온 민주당의 이성윤 최고위원과 조국혁신당의 박은정 의원 등이 여권 강경파로부터 추천받고 있는 상황도 이를 반영한다. 이는 검찰 출신 인물 기용 시 야권의 반발을 고려하면서도 개혁파의 요구를 충족시켜야 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딜레마를 드러낸다.
현재 법무부 장관 후보군으로는 민주당의 박균택, 박주민, 이건태, 백혜련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한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이진수 법무부 차관을 장관으로 승진시키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공식적으로 "늦지 않게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할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 대통령이 일부 후보군을 두고 막판 고심을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국회에서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상황을 고려해 "국정감사 후 나머지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법무장관 외에도 정부의 주요 직책들이 공석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청장 자리는 300일 넘게 후임 인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수사 권한이 막중해진 현 상황에서 이는 행정 공백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로 지명됐던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후보 단계에서 낙마한 가운데, 원민경 장관이 현 직책을 유지하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검찰청이 공식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하면서 형사 사법 체계가 대변혁을 맞은 시점에서 이러한 인사 공백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가 정부 운영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