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광현 신임 비서실장, 관료 경력으로 '쓴소리' 역할 감당할 수 있을까
이재명 대통령이 국세청장 임광현을 신임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 지지율 30%대의 위기 상황에서 이루어진 인사지만, 관료 출신의 임 실장이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는 레드팀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국세청장 임광현을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 강훈식 전임 실장이 사의를 표명한 지 23일 만의 인사 결정이다. 대통령 지지율이 30%대로 하락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이번 인사는 정부의 국정 쇄신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주목되고 있다. 다만 국세청장 출신의 관료를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것이 국민들에게 진정한 '쇄신 인사'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임 신임 실장의 경력을 살펴보면 행정고시 출신의 전형적인 엘리트 관료 경로를 걸어왔다.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비서관실 행정관, 국세청 차장을 거쳐 지난해 이재명 정부 첫 국세청장으로 발탁되었고, 그 사이 더불어민주당 22대 국회의원(비례)과 민주당 정책위원회 상임부의장을 역임했다. 강 전임 실장은 "임 신임 실장은 국회와 정부를 두루 경험한 만큼 국민의 목소리를 국정에 더 크게 반영하고, 당정청 간 협력으로 국정 성과에 속도를 낼 적임자"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이는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이재명 정부의 초대 비서실장으로 청와대 체계를 다진 강 실장과 달리, 후임은 대통령의 국정 과제를 속도감 있게 뒷받침할 수 있는 실행형 인물을 선택했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번 인사는 장관 후보자들의 잇단 낙마 책임을 지고 강 실장이 사의를 표명하며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정부는 이를 통해 국정 쇄신과 인사 시스템 개선 의지를 드러내려 했다. 그러나 국세청장 출신의 관료를 새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것이 과연 국민들의 눈에 진정한 변화로 비칠지는 별개의 문제다. 특히 각종 정책 난제와 여권 내 갈등으로 인해 대통령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현 상황에서, 새 비서실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비서실장은 단순히 대통령의 뜻을 전달하고 실행하는 역할만 하는 자리가 아니다. 특히 현재와 같이 정부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낮은 상황에서 비서실장은 대통령과 여당이 놓치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민심을 면밀히 살펴 이를 가감 없이 전달하는 '레드팀' 역할을 해야 한다. 그동안 비서실장 후보로 친명계 중진 의원들과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이 거론된 이유도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중량감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의정활동 경험이 1년 남짓한 관료 출신의 임 신임 실장이 과연 이러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임 신임 비서실장이 2기 청와대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단순한 보좌 역할에 그쳐서는 안 된다. 대통령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보완하고 보완하는 진정한 의미의 '레드팀' 역할을 해내야 한다. 이는 대통령의 입맛에만 맞는 보고를 하거나 지시를 무조건 따르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는 다른 관점을 제시하고 대통령이 놓칠 수 있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지적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정부의 낮은 지지율을 고려할 때, 임 신임 실장이 이러한 역할에 충실할 수 있는지 여부가 향후 정부 운영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