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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보호관찰 중 흉기 난동…30분간 9명 부상, 제도 허점 드러나

인천 복합건물에서 50대 남성이 보호관찰 중 양손에 흉기를 들고 30분간 무차별 난동을 벌여 9명을 부상시켰다. 피의자는 보호관찰관과의 면담 직후 범행을 저질렀으며, 과거 외출 제한 위반 등 전과가 있어 감시 체계의 허점이 드러났다.

인천 남동구의 한 복합건물에서 50대 남성이 보호관찰관과의 면담을 마친 직후 양손에 흉기를 들고 무차별 난동을 벌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13일 오후 1시40분부터 약 30분간 지속된 이 사건으로 시민 9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건물 내 시민들이 극도의 공포를 경험했다. 특히 피의자가 법원의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은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형사사법 제도의 근본적인 문제점이 노출되었다.

피의자 A씨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12시30분까지 알코올 중독 상담을 받고 보호관찰관과의 정기 면담을 거쳤다. 면담 중에는 정신질환 치료약 복용 여부를 검사받았으며 약물 복용이 확인되었다. 담당 보호관찰관과 점심식사까지 함께 한 후 약 1시간10분이 지난 뒤 범행을 시작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는 보호관찰 체계가 피의자의 정신 상태 변화나 위험성을 실시간으로 감지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A씨는 2029년 2월까지 전자발찌를 착용해야 하는 상태였으며,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주거지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준수사항을 부과받고 있었다.

범행 당시 건물 내 상황은 극도로 혼란스러웠다. A씨는 1층에서 40대 여성을 먼저 찌른 후 2층 푸드코트와 3층 주차장을 누비며 닥치는 대로 흉기를 휘둘렀다. 2층 푸드코트에는 곳곳에 혈흔이 발견되었으며, 목격자들은 극심한 공포를 경험했다. 푸드코트 업주는 "등산복 차림으로 양손에 흉기를 든 남자가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고 숨었다"며 "지금도 생각하면 숨이 턱 막힐 지경"이라고 증언했다. 건물 관리인은 "손님들과 상인들이 비명을 지르며 피해 숨느라 푸드코트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고 전했으며, 또 다른 업주는 "사람들이 의자를 던지면서 제압하려고 하자 갑자기 3층으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A씨의 범죄 경력은 심각한 수준이다. 그는 2015년 8월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아 복역한 후 2019년 출소했다. 출소 후 같은 해 전처가 재결합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되었고, 이때 법원이 10년간 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그런데 전자발찌 착용 중이던 2021년 1월부터 5월 사이 무려 4차례나 외출 제한 시간을 어기고 무단 이탈했으며, 2022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지난달에는 인천 계양구의 한 병원에서 1인 시위를 벌이다 흉기 소지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이러한 전력들은 기존 감시 체계가 피의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법무부는 사건 직후 "전자발찌 훼손이나 훼손 시도, 준수사항 위반은 없었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법무부는 "전자감독 대상자의 흉기 난동 사건으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전자감독 지도·감독 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고 필요한 제도 개선과 보완 대책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시도경찰청장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공공장소 흉기 소지 행위와 온라인상 유사 범죄 예고글에 대해 선제적으로 단속을 강화하라"며 "다중 밀집 장소를 중심으로 경찰력을 충분히 배치해 강력범죄 예방 활동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국가수사본부는 관계성 범죄 사건 및 피해자 안전조치 현황에 대해 전수점검에 나섰다. 이번 사건은 전자발찌 제도의 실효성, 보호관찰 체계의 신뢰성, 정신질환자 관리 체계 등 다층적인 문제점을 드러내며 전면적인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