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도지사, 국정감사서 여야 동시 포화…'중앙정치 몰입' vs '도정 공백' 논쟁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3일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야당은 중앙정치 몰입을 비판했고, 여당 일부는 재정 비상선언과 의사결정 과정을 문제 삼으며 내부 비판까지 제기했다.
광역단체장으로서 처음 국정감사 무대에 오른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여야 의원들의 집중포화를 맞으며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13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 남부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서 야당은 추 지사가 취임 100일 동안 민생보다 중앙정치 이슈에 과도하게 몰입했다고 비판했고, 여당 일부 의원들도 '재정 비상' 선언의 타당성과 의사결정 과정을 문제 삼으며 내부 비판까지 터져 나왔다. 6선 의원 출신으로 20차례 넘게 국감을 경험한 추 지사는 조목조목 입장을 개진하며 능숙하게 완급을 조절해 주목받았으나, 정치권의 신뢰 구축이 쉽지 않은 상황을 드러냈다.
야당의 첫 번째 공세는 추 지사의 소셜미디어 활동에 집중됐다.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취임 100일이 지났지만 지사의 SNS에는 저출생이나 복지 등 도민의 삶을 챙기는 단어보다 저격 글이 빈번하다"며 "1400만 도민이 맡긴 살림을 내팽개치고 중앙정치판을 기웃거린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같은 당 서명옥 의원도 중수청장 임명 지연 사태에 대한 추 지사의 책임을 물었고, 권영진 의원은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에 대한 입장을 거듭 질문하며 압박했다. 이에 추 지사는 "주말이나 퇴근 이후 검찰개혁에 대한 도리와 책임을 다하고자 개인적 의견을 피력했을 뿐, 도정에는 한 치의 소홀함도 없었다"며 반박했고, "알면서 침묵하는 건 역사적 과오가 되기에 양심에 따라 말했다"고 맞받으며 소신을 꺾지 않았다.
여당 내에서도 경고음이 잇따랐다. 더불어민주당 이광희 의원은 도가 시·군 보조사업 예산을 사전 협의 없이 삭감 통보한 점을 짚으며 "소통 없는 일방 독주"라고 질타했고, 채현일 의원은 "갑작스러운 재정 비상선언으로 도민들이 혼란을 겪었다"며 행정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친이재명계 의원인 채 의원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의 발언을 인용하며 "경기도의 올해 2분기 채무 비율은 13.71%로 정부 기준 위기 단계가 아니었다"며 "비상선언으로 도민과 당 모두 당혹스럽다"고 꼬집었다. 이해식 의원도 간부 공무원 인사 지연을 놓고 "직원들 가슴에 불을 댕겨 줘야 하는데, 지금은 인사를 하지 않아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설전을 벌였다.
이재명 대통령의 SNS 글을 둘러싼 신경전도 벌어졌다. 대통령이 최근 '호의호식 고관대작'을 언급하며 서민 복지예산 삭감을 비판한 글이 추 지사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추 지사는 "나를 겨냥한 글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추 지사는 "나 역시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고 사치하며 남에게 피해를 준 적이 없다"며 "언론의 숱한 오해 속에 사는 건 정치인의 숙명"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도지사와 대통령 사이의 미묘한 거리감을 드러내는 대목으로, 정치권에서 주목받았다.
재정 비상의 타당성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재정 난맥상의 원인으로 이 대통령 등 민주당 소속 전임 지사들의 선심성 정책을 꼽았고, 호화 관사 및 관용차 교체 논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진종오 의원은 "재정 위기를 말하며 12억원대 전세 관사와 고가 관용차를 마련한 건 내로남불"이라고 추궁했다. 이에 추 지사는 "관사는 전세계약이라 종료 후 반환된다"며 "관용차 역시 내구연한이 지나 취임 전 결정된 친환경차로 교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추 지사는 전임 도정의 구조적 방치를 강조하며 재정 위기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그는 "민선 7·8기를 거치며 쌓인 채무가 총 7조5000억원에 달하고, 취득세 수입은 급감했다"며 "이자를 수조원씩 물어야 하는 상황이 위기가 아니라는 판단은 각자에 맡기겠다"고 일축했다. 이는 전임 도정의 재정 운영 방식에 대한 강한 비판으로, 향후 경기도의 재정 정책 방향을 둘러싼 논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취임 초기부터 여야 모두로부터 도전을 받고 있는 추 지사가 1400만 도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어떤 성과를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