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 동반 급락, 하이닉스 10% 폭락·삼성전자 7% 하락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13일 각각 10%, 7.4% 폭락하며 코스피 전체를 끌어내렸다. 중국 반도체 기업의 기술 진전 뉴스와 외국인의 대규모 투매, 자사주 매입 종료로 인한 수급 악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13일 동시에 큰 낙폭을 기록하며 코스피 전체를 끌어내렸다. SK하이닉스는 전날 대비 10.09% 하락한 144만3천원으로 거래를 마감했고, 삼성전자는 7.39% 내린 23만2천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전날 삼성전자 4.4%, SK하이닉스 4.5% 하락에 이은 연속 낙폭으로, 반도체 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각한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코스피 지수는 반도체주 중심의 낙폭에 이끌려 348.89포인트(5.46%) 내린 6035.35로 마감했으며, 이는 지난 8월 19일 이후 가장 높은 하락률을 기록한 것이다.
이날 주가 급락의 주요 요인으로는 중국 반도체 기업의 기술 진전이 꼽힌다. 주말 사이 중국의 창신메모리(CXMT)가 셀 크기를 대폭 줄여 성능을 높인 차세대 포에프스퀘어 구조 디램을 올해 안에 양산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기술 우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낳으면서 투자자들의 매도 심리를 자극했다. 미국 증시에서도 이러한 우려가 반영되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2.67% 급락했으며, 나스닥 종합지수도 0.44% 하락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의 투매가 주가 하락을 가속화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전체적으로 4조5천259억원을 순매도했으며, 이 중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의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SK하이닉스는 2조3천613억원, 삼성전자는 1조3천595억원이 순매도되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반대로 움직였다. 개인은 2조2천271억원, 기관은 1조6천903억원을 순매수했으며, 특히 기관은 SK하이닉스 6천187억원과 삼성전자 2천478억원을 사들이며 주가 하락에 제동을 거는 모습을 보였다.
주가 하락을 가중시킨 또 다른 배경은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 종료다. 삼성전자의 임직원 주식보상 목적 자사주 매입이 종료되었고,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소각도 막바지에 이르면서 그간 주가 하단을 지지해온 기타법인의 매수 강도가 크게 약화되었다.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에서 기타법인은 단 5천745억원만 순매수하는 데 그쳤으며, 이는 수급 공백을 야기하면서 외국인의 투매 압력에 주가가 더욱 취약해지는 악순환을 초래했다.
장중 변동성도 상당했다. 삼성전자는 개장 직후 3.59% 내린 24만1천500원에서 출발한 후 한때 22만8천원까지 내려가 8.98%의 낙폭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도 153만8천원(-4.17%)으로 개장한 뒤 낙폭을 계속 확대하여 오후에는 142만5천원(-11.21%)까지 밀려나갔다. 이러한 급락은 수급 불균형과 기술 우려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글로벌 시총 순위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SK하이닉스의 세계 상장사 시총 순위는 17위에서 19위로 두 계단 하락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12위를 유지하며 상대적으로 버티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이 단순한 기술 뉴스만의 영향이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변화에 대한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의 기술 추격, 외국인 투자자들의 심리 위축, 국내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 종료로 인한 수급 악화가 모두 겹쳐지면서 한국 반도체주가 동반 급락한 것이다. 향후 반도체 시장의 기술 경쟁 동향과 글로벌 수급 상황이 주가 회복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