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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윤석열 방어권 보장 권고에 대국민 사과 의결

국가인권위원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방어권 보장을 촉구했던 지난해 권고에 대해 대국민 사과하기로 의결했다. 위원 11명 중 6명이 찬성했으며, 당시 결정이 계엄 피해자들의 인권을 외면했다는 점을 반성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방어권 보장을 촉구했던 지난해 2월의 권고 결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대국민 사과하기로 결정했다. 12일 인권위는 제17차 전원위원회를 개최해 이 같은 내용의 안건을 통과시켰으며, 위원 11명 중 6명이 찬성하고 4명이 반대, 위원장이 기권하는 투표 결과를 기록했다. 이는 12·3 내란 사건 이후 약 1년 8개월 만에 나온 결정으로, 인권위의 과거 의결에 대한 공식적인 반성과 사과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인권위의 이번 사과 의결에는 "비상계엄이라는 국가폭력으로 유린당한 일반 국민의 인권을 외면하고 내란 우두머리와 중요임무종사자들의 방어권만을 비호한 해당 결정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이로 인해 국민의 실망과 우려를 끼친 점에 대하여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이는 당시 인권위의 권고가 계엄 피해자들의 인권보다 특정 인물의 방어권에 집중했다는 비판을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원래 안건에는 기존 의결 자체를 폐기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으나, 법적 문제 등을 고려해 최종 의결에서는 제외되었다.

찬성 진영과 반대 진영의 입장은 명확히 갈렸다. 안건을 주도한 이숙진 상임위원은 "기존 결정을 없었던 일로 만들자는 취지가 아니라, 인권기구의 본래 책무에 부합하지 않았던 결정을 확인하고 이를 인권위의 입장으로 유지하지 않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소라미 위원도 "윤석열 방어권 보장안이 계엄 피해를 축소하고 윤 전 대통령 측 주장과 견해를 일방적으로 담았다"며 당시 의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편 반대 위원들은 구성원 변경에 따른 결정 번복이 인권위의 일관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김학자 상임위원은 "구성원의 변경에 따라 이전의 결정을 전면 부정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일관된 기준이 아니라 위원의 구성에 좌지우지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창호 위원장은 기권 의사를 밝히면서 "인권위 결정은 계엄을 옹호하거나 특정 정치적 입장을 대변하려는 것은 아니었다"며 "폐기하거나 대국민 사과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다만 그는 "조속한 조직 안정화를 통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 옹호 기관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이번 안건에 별도의 의견을 내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여 조직의 통합과 안정을 우선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는 인권위 내부의 심각한 의견 대립을 반영하는 동시에, 리더십의 어려운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인권위 내부의 이번 갈등은 지난 7월 폐기 및 사과 안건이 발의된 이후 수개월에 걸쳐 진행되었다. 안 위원장이 적법성 검토 등을 이유로 상정을 미루면서 내부 갈등이 심화되었고, 9월 14일 정식 상정 이후에도 전문가 의견 청취를 이유로 의결을 연기하는 등 신중한 절차를 거쳤다. 이번 의결 이후 인권위가 별도의 사과문을 작성할지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찬성 위원들은 "사과문을 별도로 작성할 예정"이라고 했으나, 안 위원장은 "개인적으로는 사과문을 작성할 계획은 없다"며 "결정문으로써 종결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인권위가 이번 사안을 어떻게 최종 정리할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을 남긴 것으로, 향후 인권위의 공식 입장과 조직 안정화 과정이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