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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사우디와 후티 협상 중재 제안…지역 외교전 본격화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의 후티 무장단체 간 협상 중재를 제안했다. 이는 후티의 리야드 공항 공격으로 14명이 사망한 직후 나온 것으로, 이란이 미국-이스라엘의 압박 속에서 지역 외교를 통해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전략적 계산으로 평가된다.

이란, 사우디와 후티 협상 중재 제안…지역 외교전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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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예멘의 후티 무장단체와 사우디아라비아 간 협상 중재를 제안하면서 중동 지역의 외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의 아바스 아라그치 외교부장관이 지난 10월 12일 사우디의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왕세자와 외교장관급 회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후티 무장단체가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공격을 강화한 이후 두 국가 간 공식적으로 보도된 첫 접촉이다. 이란의 중재 제안은 지난 주말 리야드 국제공항 공격으로 14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부상한 사건 직후에 나왔다는 점에서 그 정치적 의미가 크다.

이란의 중재 제안 배경에는 복잡한 지역 정치 역학관계가 작용하고 있다. 이란은 후티 무장단체를 지지하는 이른바 '저항의 축'의 일부이며,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이라크의 무장단체들과도 연대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광범위한 압박 속에서 추가적인 지역 갈등으로의 확대를 피하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아라그치 외교부장관은 성명을 통해 "군사적 접근을 고집하고 정치적 해결책을 무시하는 것은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뿐"이라며 평화적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후티 무장단체의 공격 강화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전쟁 확대보다는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선호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이다.

국제정책센터의 네가르 모르타자비 선임연구원은 이란의 중재 제안을 전략적 계산의 결과로 분석했다. 그는 "이란이 안사르 알라(후티의 공식명)의 동맹이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그들의 결정을 완전히 통제하지는 못한다"며 "이란이 리야드와의 협상 중재를 제안함으로써 광범위한 지역 정착에 필수불가결한 당사자로 자신을 위치시키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란이 단순히 후티 무장단체의 후원자에서 벗어나 중동 지역의 중개자 역할을 자임하려는 외교적 시도임을 보여준다. 특히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의 압박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란이 사우디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지역 내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예멘 사태의 근본 배경은 2015년부터 이어진 사우디아라비아 주도의 군사 개입에 있다. 사우디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예멘 정부를 지원하는 명목으로 군사 연합을 구성해 후티 무장단체에 대한 공격을 지속해왔다. 반면 이란은 후티 무장단체가 예멘의 수도 사나와 다른 지역을 통제하고 있으며 이들이 저항의 축의 일부라고 주장한다. 이란의 에스마일 바그하이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성명에서 "아라비아반도에서의 전개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두 이슬람 국가 간 적대와 전쟁이 계속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이란이 후티 무장단체의 공격을 정당화하면서도 동시에 평화 협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중적 입장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란의 중재 제안이 실제로 협상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후티 무장단체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10월 초 '예멘의 새벽 작전'을 발표하고 군사 공세를 강화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란의 평화 중재 제안은 후티 무장단체의 공격을 억제하려는 사우디의 군사 전략과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란은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의 광범위한 압박 속에서 또 다른 지역 갈등으로 말려드는 것을 피하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바그하이 대변인은 "이 갈등이 이스라엘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협상을 통한 해결을 강조했다. 결국 이란의 중재 제안은 단순한 평화 노력보다는 지역 정치의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유지하고 확대하려는 전략적 외교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향후 이란-사우디 간 협상이 실질적 진전을 이룰지 주목된다. 예멘 사태는 단순한 양국 간 분쟁을 넘어 미국, 이스라엘, 그리고 이란이 얽혀 있는 광범위한 지역 갈등의 한 부분이다. 이란의 중재 제안이 성공하려면 사우디의 군사 공세가 완화되고 후티 무장단체가 공격을 중단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양측 모두 타협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이란이 공식적으로 중재 역할을 제안한 것 자체는 지역의 외교적 해결 가능성이 완전히 닫혀 있지 않음을 시사한다. 앞으로 이란의 중재 외교가 예멘 사태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을지, 아니면 단순한 정치적 제스처에 그칠지는 향후 사우디와 후티 무장단체의 반응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