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천장 붕괴 당일 골프친 이재명…여야 공방 격화
이재명 대통령이 대구 천장 붕괴 사고 당일 태릉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것을 두고 여야가 격렬한 공방을 벌였다. 야권은 재난 대응 책임을 문제 삼은 반면, 여권은 사고 보고와 지시가 이루어졌다며 정치 공세라고 반박했다. 2년 전 윤석열 전 대통령 골프 논란 때와 정반대의 입장을 보이며 이중 기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구 상가 천장 붕괴 사고가 발생한 10일 태릉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것을 두고 12일 여야 간 신경전이 격화됐다. 국민의힘은 재난 상황에서 대통령의 적절한 대응을 의문하며 동선과 보고·지시 내역 공개를 요구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통령이 골프장에서도 사고를 보고받고 수습을 지시했다며 정치 공세라고 반박했다. 이는 2년 전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골프 논란 때 민주당이 비판했던 것과 정반대의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정치 진영에 따라 대통령 골프에 대한 평가 기준이 달라지고 있음을 드러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골프 관련 의혹을 집중 공략했다. 장동혁 대표는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관저가 직무유기면 골프장은 아예 직무포기인가"라며 날을 세웠다. 이어 "골프를 치면서 실시간 보고와 구조 지휘가 가능한가"라고 반문했고, "이재명과 '어제명'(어제의 이재명)이 왜 이렇게 다른 것이냐"고 비판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지난 7월 해군 장병 실종 당시 골프 의혹도 다시 꺼내며 "나라를 지키다가 차디찬 바다에 떠내려간 우리 군인을 수색하던 7월 12일에도 대통령은 태릉골프장에 있었느냐"고 물었다. 국민의힘은 사고 당시 분 단위 동선과 대응 내역, 골프 비용과 특수활동비 사용 여부 공개를 촉구했으며, 주진우 의원은 대통령의 골프 관련 의혹을 수사할 '골프 특검안'을 대표 발의하겠다고 예고했다.
개혁신당도 공세에 가세했다. 이기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외교를 위한 골프가 필요하다면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같은 기준으로 인정돼야 한다"면서도 "어느 대통령도 외교를 이유로 재난 대응의 책임을 면제받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제 어떤 보고를 받고 무엇을 조치했으며 이후 어떤 점검을 했는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는 야권이 대통령의 재난 대응 책임성을 핵심 쟁점으로 삼고 있음을 보여주는 발언이었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사고 대응에 필요한 보고와 지시가 이루어졌다는 점을 강조하며 맞섰다. 최민희 최고위원은 주 의원을 향해 "진정 대구 천장 붕괴 사고 수습이 걱정되는 건가. 아니면 대통령 공격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건가"라고 따졌다. 최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이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직접 통화해 인명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신속한 구조와 수습을 지시했다며, 사고와 대통령의 휴일 동선을 연결하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박선원 최고위원은 군 골프장인 태릉 체력단련장을 이용한 만큼 비상 상황에 대응할 수 있었다며 "민간 골프장에 휴양 가신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대통령에 대한 주 의원의 스토킹이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며 비판했다.
청와대는 전날 이 대통령이 지난 10일 가족과 함께 태릉 골프장을 찾았으며 현장에서 대구 사고를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이후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통화해 인명 피해 상황 등을 확인하고 구조와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도록 지시했다는 설명이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사적인 비공개 일정을 정치적 공방에 활용하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점은 2년 전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골프 논란 때는 민주당이 공세를 펼쳤다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부천 호텔 화재 이틀 뒤이자 한·미 연합연습 기간인 8월 24일 골프를 쳐 비판받았고, 같은 해 10월 12일에는 북한의 위협으로 합동참모본부 장군 등에게 골프 자제 지침이 내려진 상황에서 태릉 골프장을 찾은 것이 논란이 됐다. 당시 대통령실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골프 외교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미국 대선 전부터 골프를 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명의 신뢰성도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김병주 당시 최고위원은 2024년 11월 13일 최고위에서 "국정은 골프채로 지휘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비판했다. 이제 입장이 뒤바뀐 가운데 여야의 이중 기준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