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시아 경유 거래에 양당 상원의원 6명 '법 위반' 공동 성명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경유 거래에 대해 공화당·민주당 상원의원 6명이 공동으로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의원들은 이 거래가 2022년 의회가 통과시킨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금지 법안을 위반한다며 법적 문제를 제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추진 중인 경유 거래를 두고 미국 상원에서 초당적 반발이 일어났다. 공화당과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6명이 11일 공동 성명을 발표해 '즉각 철회'를 촉구했으며, 일부 의원들은 이 거래가 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금지 법안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거래를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이 대두되면서 나타난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통해 러시아가 미국과 세계 시장에 경유 480만톤을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이행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산 경유의 미국 수입을 허용하고 관련 제재를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미국 재무부는 러시아산 경유의 판매·운송·수입 관련 거래를 한시적으로 허용하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 부과한 관련 제재를 일시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에 대해 취해온 강경한 제재 정책에서 급선회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공화당 상원의원 4명과 민주당 상원의원 2명은 공동 성명에서 '러시아가 계속해서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살해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푸틴 대통령에게 재정적 생명줄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성명에 참여한 공화당 의원들은 메인주의 수잔 콜린스, 알래스카주의 리사 머코스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톰 틸리스, 유타주의 존 커티스 의원이며, 민주당 의원들은 뉴햄프셔주의 진 샤힌, 코네티컷주의 리처드 블루멘털 의원이다. 의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법률상 요구되는 의회와의 협의나 이 결정을 정당화할 설명 없이 경유 수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톰 틸리스 의원은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행정부가 경유 구매 계획을 강행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할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말했다.
상원의원들은 미국 의회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명시적으로 금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성명에서 의원들은 '미 의회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략을 중단하고 나토 동맹국에 대한 위협을 멈출 때까지 미국이 러시아산 석유를 수입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의회의 명확한 의지를 행정부가 무시하고 있다는 의미로, 삼권분립 원칙에 위배되는 행동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톰 틸리스 의원은 또한 '우리는 러시아가 침략자라는 점을 매우 분명히 해왔으며, 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쪽은 점령한 영토에서 철수할 수 있는 러시아'라고 강조하며, 경유 거래가 러시아에게 전쟁 자금을 제공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이 거래를 옹호하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11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미국 국민에게 좋은 일이고 경유 가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선트 장관은 '우리는 모든 법적 권한을 활용해 합의를 이행할 것'이라며 행정부의 법적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는 경유 가격 인상으로 인한 국내 물가 부담을 완화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 우선순위가 우크라이나 지원과 러시아 제재 정책보다 앞서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거래를 둘러싼 논쟁은 미국 내 외교·안보 정책의 방향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반발하는 의원들이 나타난 것은 러시아 정책을 둘러싼 당 내 분열을 보여주는 사례다. 향후 미 의회가 이 거래에 대해 어떤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인지,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의 제재 법안을 어떻게 해석하고 이행할 것인지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