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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국감 4억~5억 원 예산에 실제 감사는 5일뿐...효율성 논란 고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해외 국정감사가 9박 12일 중 실제 감사는 5일뿐인 데다 연간 4억~5억 원의 예산을 낭비하면서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와 시민단체들은 화상회의로 대체하거나 폐지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해외 국감 4억~5억 원 예산에 실제 감사는 5일뿐...효율성 논란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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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의원들이 매년 진행하는 해외 국정감사가 막대한 예산 낭비와 형식적 감시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올해 미주반 국감의 경우 11월부터 22일까지 미국, 브라질, 콜롬비아, 캐나다 4개국 6개 도시를 방문하는 9박 12일 일정 중 실제 국감에 할애되는 시간은 단 5일에 불과했다. 이는 14시간 이상의 장거리 비행을 감수하면서도 점심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3~4시간 정도만 감사 업무에 집중한다는 의미다. 유럽을 도는 구주반도 8박 10일간 4일, 아시아를 방문하는 아주반도 9박 11일간 4일만 국감을 진행해 비슷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

해외 국감에 드는 막대한 예산도 문제로 지적된다.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 20명 안팎이 참여하는 해외 국감에는 연간 4억~5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며, 이는 전체 국감 예산의 약 30%에 해당한다. 의원들은 주로 비즈니스석 항공권을 이용하고 고급 호텔에 묵으며, 이듬해에는 반 편성을 바꾸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전문성과 연속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를 '세계 일주의 호사'라고 표현하며, 국민 세금으로 진행되는 해외 여행에 가까운 일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실제 국감의 질도 심각한 수준이다. 한 언론이 21대 국회 4년간 해외 국감 회의록을 전수조사한 결과, 재외공관 1곳당 평균 국감시간은 2시간 37분에 불과했다. 더 문제는 질의 내용인데, '대사의 주량이 얼마나 되는가'와 같은 황당하거나 실질적 감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질문들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이는 해외 국감이 외교·영사 업무를 제대로 감시하려는 의도보다는 형식적 절차에 불과함을 보여주는 증거다. 국정감사 시민모니터단은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진행된 화상 국정감사가 더욱 효율적이었으며 국민의 알 권리를 더 잘 보장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해외 국감으로 인한 피해는 재외공관 직원들에게 집중된다. 공항 의전부터 의원단 수송, 숙소 예약, 식사 준비, 현지 가이드 역할까지 담당하느라 정작 본연의 외교·영사 업무는 뒷전으로 밀린다. 재외공관 직원들은 해외 국감을 '가장 피하고 싶은 행사'라고 표현할 정도다. 의원들 간 선수에 따른 자리 배치가 잘못되거나 일정이 꼬이면 일방적인 화풀이까지 감수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감사 후 대사관 만찬에 대해서도 '감사 대상이 감사 의원들을 접대하는 것이 맞는가'라는 윤리적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과 시민단체들은 해외 국감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대사 경험이 있는 여권의 한 원로는 해외 국감이 "권위주의 시대 정치인 회유용으로 시작한 옳지 않은 관행"이며 "시간과 돈 낭비, 관폐, 민폐투성이"라고 평가했다. 국정감사 시민모니터단은 재외공관장을 국내로 입국시켜 국회에서 감시하는 방식을 제안했고, 전국공무원노조 국회사무처지부도 올해 국감을 앞두고 화상회의로 충분하다며 해외 국감 폐지를 건의했다. 의원들을 제외한 모든 이해관계자가 해외 국감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국감 직전 미주반에서 구주반으로 바꾼다 해도 실질적 감시 기능이 없다면 폐지하는 것이 맞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