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급 늘리라는데 LH는 저임금·인력유출로 몸살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정책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LH는 저임금과 높은 이직률로 인력 부족 위기를 겪고 있다. LH의 근속연수 조정 보수는 공기업 평균보다 16.4% 낮고 이직률은 3.6%의 두 배에 달하며, 숙련 경력직의 유출도 가속화하고 있다.

정부가 공공 주도의 대규모 주택공급 확대를 추진하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역할과 업무량이 크게 늘어날 예정이다. 그러나 정작 LH는 저임금과 심각한 인력 유출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주택공급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실행해야 할 핵심 기관이 기본적인 인력 운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미로, 정부의 주택정책 추진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11일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LH의 보수 경쟁력이 다른 공기업들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30개 공기업의 기관별 근속연수 차이를 제거하고 LH와 같은 근속연수를 가정해 비교한 결과, 2025년 근속연수 1년당 보수는 501만원에 불과했다. 이는 공기업 평균 599만원보다 16.4% 낮은 수치로, 전체 30개 공기업 중 27위에 해당한다. 근속연수당 보수는 공시기준 1인당 평균 보수액을 평균 근속연수로 나눈 값으로, 근속연수가 긴 LH의 특성을 반영한 지표다. 근속연수를 보정하지 않았을 때도 LH의 1인당 평균임금은 공기업 평균보다 5.6% 낮아 30개 중 19위 수준이었다. 단순 평균임금보다 직원 경력과 근속기간을 감안했을 때 LH의 보수 경쟁력이 다른 공기업보다 훨씬 더 떨어진다는 의미다.
저임금은 곧바로 인력 유출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LH의 이직률은 6.1%에 달했다. 이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지난해 300인 이상 기업의 평균 이직률 3.6%의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특히 우려스러운 부분은 숙련된 경력직의 이직이 최근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2024~2026년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이 채용한 경력직 가운데 20~30%가 LH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LH에서 축적한 건축, 토목, 보상 등 전문인력이 다른 공공기관으로 대거 이동하는 현상이 현실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건축·토목·도시계획·보상 등 주택공급을 실제 담당할 숙련인력을 확보하고 유지할 수 있느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LH 측은 이러한 저임금 문제가 최근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2009년 공사 통합 이후 장기간 누적된 구조적 문제라고 설명했다. 통합 과정에서 임금 동결 결의 및 복리후생 축소가 이뤄져 임금이 낮아졌을 뿐 아니라, 부채비율 증가로 인한 성과급이 감소하면서 경쟁 기관 대비 낮은 임금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것이다. 즉, 15년 이상 누적된 구조적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의미다. 이는 LH가 단순히 개별 기관의 문제를 넘어 정부 정책 추진 체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임을 시사한다.
이에 윤종군 의원은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의원은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를 본격 추진하는 만큼, 이를 현장에서 실행할 LH의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것도 공급정책의 중요한 기반"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단순한 직원 처우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건축·토목·도시계획·보상 등 숙련인력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인력·보수체계를 점검하고, 필요한 제도개선을 관계 부처와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주택공급 정책의 성공이 단순히 예산과 계획만으로는 불가능하며, 이를 실행할 인력의 안정적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정책이 실질적으로 추진되려면 LH의 인력 문제 해결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임금으로 인한 인력 유출이 계속될 경우, 주택공급 정책의 실행 역량이 크게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와 관계 부처는 LH의 임금 체계 개선과 인력 유지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이는 단순한 공기업 처우 개선을 넘어 국가 주택정책의 성공을 좌우하는 중요한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