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젤렌스키 교체 촉구…우크라이나 국민 지지 재확인으로 맞대응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 교체를 공개 촉구했으나, 우크라이나 정부는 젤렌스키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지도자 선택은 국민의 권리라고 맞대응했다. 트럼프의 발언은 러시아산 경유 공급 합의 이후 나온 것으로, 중간선거 앞 유가 인하를 추진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국제 외교 무대에서 이례적인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가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새로운 지도자"를 맞아야 한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당성을 직접 문제 삼았다. 이는 단순히 우크라이나의 선거 필요성을 지적한 것을 넘어 현직 지도자의 교체를 명시적으로 요구하는 수준으로, 국제 관례상 매우 이례적인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여러 차례 합의를 이룰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 세계에 문제를 일으키려 한다"며 "미국의 농민과 목축업자들에게 경유 문제로 어려움을 주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산 경유를 미국 및 세계 시장에 공급하기로 합의한 직후에 나온 것으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중단하라는 자신의 요구를 젤렌스키 대통령이 무시한 것에 대한 불만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치 매체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측에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중단을 6차례나 요청했으나 거부당한 끝에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유가로 악화한 국내 민심을 돌려보려는 정치적 의도와도 맞닿아 있다. 러시아산 경유의 대규모 공급은 미국 내 유가 인하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간선거 성과 창출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미국 정부가 대러 제재를 일부 완화하기로 결정하자 우크라이나 측에서 즉각적인 반발이 나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에 이를 "나약한 결정"이라고 비판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에 정면으로 맞섰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새 지도자' 발언에 대해 국민 주권을 강조하며 대응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엑스를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독립과 자유, 존엄을 위한 전쟁에서 나라를 이끌고 있다"며 "그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국가의 지도자를 결정할 권리는 국민에게 있다"고 명확히 선언했다. 이는 외부 압력에 대한 원칙적인 거부이자,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당성이 국민의 지지에 기반하고 있음을 강조하는 발언이다. 시비하 장관은 또 "외국에서 나오는 발언들은 오히려 그가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해 줄 뿐"이라며 "그는 지지받을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갈등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국제 정치의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어떻게 흔들리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국내의 유가 문제와 중간선거라는 정치적 이익을 우선시하면서 우크라이나 지도부 교체까지 요구하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국민 주권과 자결권을 근거로 외부 압력에 저항하고 있으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쟁 지도자로서 국민의 신뢰를 받고 있음을 재확인하고 있다. 향후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의 이러한 외교적 긴장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방향과 국제 질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