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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박원순 언급' 대통령 발언 비판…2차 가해 논란

이재명 대통령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소통의 모범으로 언급한 것을 놓고 정의당과 여성단체가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며 비판했다. 박 전 시장의 권력형 성범죄가 법원에서 인정된 만큼 피해자를 외면한 발언이라는 주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둘러싸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정의당은 11일 대통령의 발언이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대통령이 소통의 수단으로서 소셜미디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박 전 시장을 언급했지만, 그가 저지른 권력형 성범죄 사건이 있다는 점에서 피해자를 외면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논란의 시작은 이 대통령이 이날 엑스(구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대통령은 박 전 시장을 '뛰어난 아이디어맨'이자 '시민과의 소통을 강조하고 즐기던 분'으로 표현했으며, '제게 소통과 그 수단인 소셜미디어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분'이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박 전 시장이 소셜미디어의 악플 문제로 고민했던 일화를 공개하면서, 진정한 소통이라면 차단 없이 모든 의견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덧붙였다. 이는 지난 7일 열린 '한국형 녹색대전환 전략 국민보고회'에서의 발표와 관련해 소셜미디어를 통한 소통의 가치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정의당은 이 발언이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나율 정의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박 전 시장의 권력형 성범죄는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와 법원의 판단을 통해 확인된 사안"이라며 "그런데도 피해자의 고통은 외면받았고, 가해자의 업적과 인간적인 면모만을 기억하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 소통 방식을 정당화하기 위해 권력형 성폭력 가해자를 미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주장하며, 발언의 철회와 피해자에 대한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비판을 넘어 성폭력 피해자 보호와 2차 가해 방지라는 원칙의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도 성명을 통해 유사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 단체는 "피해자는 지금도 사건이 남긴 정신적·감정적 고통을 견디며 일상을 회복해가는 과정에 있다"며 대통령의 발언이 피해자의 현실을 전혀 헤아리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소통은 단지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언어가 사회와 피해자에게 미칠 파장을 책임지는 일"이라며 공적 인물의 언어 사용에 대한 책임성을 강조했다. 이 단체는 대통령이 공개적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성폭력 가해자를 '소통의 모범'으로 긍정 소환하는 것이 피해자의 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원순 전 시장은 2020년 7월 서울시청 비서실 직원으로부터 성추행 혐의를 받았고, 이후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를 거쳐 성폭력 행위가 인정되었다. 이 사건은 권력 관계 속에서 발생한 직장 내 성폭력으로 분류되며,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과 사회적 파장이 컸던 사건이다. 이번 대통령의 발언은 이러한 역사적 맥락에서 논란이 되고 있으며, 공적 인물이 성폭력 사건을 다루는 방식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촉발하고 있다. 특히 소셜미디어를 통한 발언이 광범위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점에서 공적 책임성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