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뉴스나우
정치

역사 왜곡 논란 영화, 전국 17개 학교서 단체관람 추진…교육계 우려

역사 왜곡 논란이 있는 영화 '암살자(들)'를 전국 17개 학교에서 단체관람하거나 추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8곳에서 관람을 마쳤고 6곳은 계획을 취소했으며, 교육계와 정치권에서는 학생들에게 왜곡된 역사 인식을 심어줄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역사 왜곡 논란이 일고 있는 영화 '암살자(들)'를 전국 초·중·고등학교 17곳에서 단체관람하거나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인선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로, 학교 교육 현장에서 논란의 영화가 어느 정도 규모로 활용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단순한 영화 관람을 넘어 학교 예산을 투입한 단체관람이라는 점에서 교육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인선 의원의 자료 분석에 따르면, 이미 관람을 마친 학교는 총 8곳으로 경기와 강원, 충남 지역에서 각각 2곳씩, 경북과 광주에서 각 1곳씩 진행됐다. 현재 관람을 앞두고 있는 학교는 서울 1곳과 전남 2곳 등 총 3곳이며, 논란이 커지면서 관람 계획을 취소한 학교는 서울, 경북, 울산에서 각 1곳씩, 전남에서 3곳 등 총 6곳에 달한다. 특히 관람 비용의 부담 주체를 밝힌 학교 대부분이 학교 예산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돼, 공교육 기관이 공식적으로 지원한 규모가 상당했음을 시사한다.

교육계와 정치권에서는 역사 왜곡 우려를 제기하며 학교 단체관람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인선 의원은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영화를 학교에서 단체관람으로 진행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교육적으로 매우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어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왜곡된 역사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큰 단체관람은 학교 현장에서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지난 6일 입장문을 통해 "실제 역사적 사건과 실존 인물을 다루면서 확인된 사실과 검증되지 않은 의혹, 영화적 상상력의 경계를 흐려 청소년에게 왜곡된 역사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하며 우려를 표했다.

'암살자(들)'는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에서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로, 당시 대통령 경호실과 중앙정보부의 개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배후 가능성을 암시하는 설정을 두고 역사 왜곡 논란이 제기됐다. 제작진은 지난달 28일 공식 입장을 통해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의 사실을 부정·왜곡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가 아니다"라며 해명했고, "공개된 기록과 자료를 토대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극영화"라고 설명했다. 또한 "영화 어디에서도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영화 속 가설과 극적 설정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고 있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학교의 영화 관람 여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지난 7일 국정감사에서 "교육부가 일일이 간섭하는 데 한계가 있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학생들이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구분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학교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교육적 책임을 강조하는 입장으로 보인다. 한편 영화는 논란 속에서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 9일까지 누적 관객 274만 5841명을 기록했다. 출연 배우 유해진의 자택 앞에서는 영화 상영 중단과 사과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으며, 경찰은 신변보호 조치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