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증인 채택 둘러싼 여야 충돌 심화…조희대·김현지·김용범 놓고 신경전
이재명 정부 두 번째 국정감사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 김용범 전 정책실장 등 핵심 인물들의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 간 충돌이 심화되고 있다. 여당은 정부 정책 결정 과정 규명을 위해 출석을 요구하는 반면 야당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 두 번째 국회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핵심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 간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주요 인물들의 증인 출석 문제가 국감 기간 내내 논쟁의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당은 정부의 주요 정책 결정 과정을 규명하기 위해 이들의 출석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야당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벌어진 조희대 대법원장의 증인 채택 문제가 여야 충돌의 첫 번째 사례가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를 거부한 조 대법원장을 소환해 대법관 공백 문제를 추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사법부의 독립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이유로 이에 반대했다. 결국 여당 주도로 조 대법원장이 일반 증인으로 소환되었고, 지난 6일 법사위의 대법원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다만 조 대법원장은 증인 선서를 거부한 채 오전에 착석했다가 오후에 자리를 떠났고, 국감 종료 무렵에야 다시 돌아오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출석 문제는 현재 진행 중인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의 측근인 김 실장이 2기 개각 인사에 개입했다고 보고, 각 상임위별 국감에서 이와 관련된 의혹을 규명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시작된 김 실장 증인 출석 문제는 다른 상임위로 번져 법사위 국정감사에서도 불거졌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법사위 국감에서 "김 실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는데 또 빠졌다"며 "국가 의전 서열 3위인 대법원장도 불렀는데 특정 사람을 왜 이렇게까지 성역화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김 실장의 증인 채택 여부는 운영위원회 소관"이라며 다른 위원회에서의 요구를 선을 그으며 거부했다. 김 실장은 지난해 총무비서관 시절 산림청장 인사 개입 의혹 등으로 야당으로부터 국감 출석을 요구받았지만 응하지 않았으며, 국감 직전 부속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데다 민주당이 운영위원장을 맡은 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국감이 오는 30일 예정돼 있는 만큼 김 실장의 출석 여부는 국감 기간 내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 역시 여야의 증인 채택 공방의 중심에 서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월 1일 김 전 실장의 사표를 수리했으나, 이는 국정감사 과정에서의 증인 채택 요구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지난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국민연금 리밸런싱 유예 결정과 관련해 김 전 실장을 증인으로 부르는 것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당시 정책을 총괄한 김 전 실장을 소환해 경위를 확인해야 한다고 요청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같은 인물을 여러 상임위에서 같은 사유로 반복해서 신청한다는 것 자체가 정책 질의보다는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거부했다. 국민의힘은 이 외에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 도입 논란, 세제 개편, 부동산 실정 등과 관련해 정무위, 재정경제기획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등에서 김 전 실장을 국감 증인으로 요청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
이 외에도 역사 왜곡 논란을 빚은 영화 '암살자(들)'과 관련한 증인 채택 문제도 국정감사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 영화는 1974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제작됐는데, 국민의힘은 역사 왜곡 논란을 제기했고 민주당은 영화적 상상력으로 만든 작품이라며 대립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영화 제작진이 잘못된 역사 인식을 심으려 했다며 허진호 감독 등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보는 사람들 나름의 판단이 있는데 국회로 창작자를 불러내 추궁하는 게 가능한가"라며 반대했다. 이처럼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은 국정감사가 끝날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국감의 실질적인 정책 검증 기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