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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반도체 가격 폭등에 전자제품 시장 '역설적 현상' 속출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1년 이상 계속되면서 전자제품 시장에서 기존 제품 가격 인상, 고가품 쏠림, 저사양 재출시라는 세 가지 이례적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들은 가격 인상을 예상하며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스마트폰 가격이 300만원대에 접근하면서 향후 구매 심리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폭등에 전자제품 시장 '역설적 현상'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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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1년 이상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소비자용 전자제품 시장에서 이전에 볼 수 없던 이례적인 현상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IT 분석 기업 트렌드포스는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율을 기존 16%에서 14%로 낮추며 예상보다 소비 감소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존 제품 가격 상승, 고가품 판매 확대, 성능을 낮춘 제품 재출시라는 세 가지 상황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은 신제품 출시 이전에 이미 판매 중인 제품의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다. 애플은 올해 3월 599달러에 출시한 맥북 네오의 가격을 불과 3개월 후인 6월에 699달러로 100달러나 인상했다. 삼성전자도 올해 2월 출시한 갤럭시 S26의 국내 판매 가격을 최근 15만원에서 27만원대까지 인상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원가 상승을 기존 제품에 반영하려는 제조사들의 움직임으로, 소비자들에게 예상치 못한 추가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도 급격히 변하고 있다. 향후 가격 인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이 저가 보급형 제품보다는 고가 프리미엄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올해 7월 출시된 200만원을 넘는 갤럭시 Z 폴드8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 삼성, 화웨이 등 프리미엄 브랜드 제품군의 판매가 크게 늘어났다. 카운터포인트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전체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했지만, 화웨이와 애플의 출하량은 각각 24%, 23%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 삼성은 21.8%, 애플은 20.9%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며 각각 2.6%포인트, 1.2%포인트씩 점유율을 확대했다.

제조사들은 가격 인상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을 방지하기 위해 역설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성능을 낮춘 제품을 저가로 재출시하는 것인데,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4월 160만원대에서 251만원대의 갤럭시 북6을 출시했지만, 불과 5개월 후인 9월에 중앙처리장치(CPU) 등 사양을 낮춘 '뉴 갤럭시 북6'를 119만원에서 149만원대로 출시했다. TV 시장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저가 TV일수록 메모리 가격 상승이 원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저가 TV 가격이 더 오르는 반면, 고가 TV 가격은 상대적으로 덜 오르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중국산 저가 TV 판매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가 결국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스마트폰 가격이 300만원대에 점차 근접하면서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속적인 가격 인상은 미래 소비를 계속 당겨오는 효과를 만든다. 이는 일시적으로는 판매량 감소를 완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소비자들의 구매력 약화와 시장 수요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제조사들이 고가 제품 중심의 판매 구조 변화로 대응하고 있지만, 대중 시장의 축소는 결국 전체 산업의 성장성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