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2차전지주 매수에 코스닥 한 달새 80포인트 상승
코스닥이 한 달 새 80포인트 이상 상승하며 900선을 탈환했다. 기관투자자들이 반도체 소부장과 2차전지주에 집중 매수하면서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으나,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도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코스피가 부진을 거듭하는 가운데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고금리 부담이 지속되는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과 기관투자자들의 집중적인 매수세가 코스닥을 떠받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코스닥은 지난 8일 892.27로 장을 마감했으며, 이는 한 달 전인 지난달 8일의 811.88과 비교해 80포인트를 넘게 상승한 수치다. 최근 2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지만, 지난 6일에는 919.92까지 오르며 올해 7월 1일 이후 처음으로 900선을 탈환하기도 했다.
코스닥 상승의 핵심 동력은 기관투자자들의 공격적인 매수다. 기관은 지난달 코스닥에서 3503억원을 순매수했지만, 10월 들어 불과 이틀 만에 6611억원을 순매수하며 매수 강도를 크게 높였다. 9월 한 달간의 매수 규모에 비해 약 두 배에 달하는 순매수가 단 이틀 사이에 발생한 것으로, 기관들의 투자 심리가 급변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기관의 적극적인 매수는 반도체 산업의 호황 사이클이 본격화되면서 관련 종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기관의 매수 자금은 주로 반도체 소부장과 2차전지주로 집중되었다. 최근 기관들의 코스닥 순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 주성엔지니어링,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등이 명시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반도체 설비 제조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8일 전 거래일 대비 8.08% 상승한 26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하루에만 9882억원에 육박하는 거래대금을 기록했다. 이 같은 거래량은 주성엔지니어링이 장중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2위에 오르는 이례적인 현상을 만들었다. 한편 2차전지 양극재 제조업체인 에코프로비엠은 지난달 8일 10만4800원이던 주가가 한 달 만에 12만6500원까지 오르며 2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업계 분석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반도체 설비투자 사이클의 수혜 종목을 찾는 수급 변화로 해석하고 있다. iM증권 연구원 김준영은 "반도체 설비투자 사이클의 수혜 종목을 찾는 수급이 소부장으로 몰리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형 반도체 기업의 기업가치 재평가가 당장 쉽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시가총액이 작은 소부장 종목으로 투자 관심이 쏠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 연구원 이재원도 "최근 마이크론의 호실적으로 대형 반도체는 물론 인공지능 인프라, 기판, 장비로 이어지는 순환매 구조가 재확인됐다"며 "반도체 관련 종목에 비중 있게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코스닥의 지속적인 상승을 놓고는 변수가 존재한다. 외국인투자자들의 매도 우위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코스닥에서 1조4733억원을 순매도하며 기관의 매수와는 대조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이달 초까지도 외국인들은 코스닥에서 매도 우위를 나타내면서 기관의 선택과 엇갈렸다. 그러나 긍정적인 신호도 포착되고 있다. 지난 8일 외국인이 625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코스피가 반등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코스닥에 대한 투자심리는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외국인 투자 방향이 코스닥의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