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미국 비자 보류 논란, 정치권 '극단 주장 자제' 호소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미국 비자 발급 보류와 관련해 정치권의 극단적 주장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은 강한 유감을 표시한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의 대미 외교 실패를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정청래 의원이 미국 비자 발급 보류 사태와 관련해 정치권에 극단적 주장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정 의원은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제 미국 비자 문제로 지나치게 극단적 주장을 하거나 한미동맹을 해치는 발언은 한미 양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자제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또한 "이미 두 차례 방미 활동을 했고 언제든지 한미 우호 증진에 기여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정 의원의 비자 보류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으로서 국정감사를 위해 미국 비자 발급을 신청했다가 발생했다. 정 의원은 미국 비자가 공식적으로 "심사 중(review)" 상태이며 무엇이 결정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 의원은 외통위 미주반에서 유럽을 담당하는 구주반으로 이동해 출장지를 유럽으로 변경했다. 정 의원은 "한국 휴일과 항공편 예약상 유럽으로 변경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의 비자 보류 이유에 대해서는 1989년 대학생 시절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에 참여한 반미 운동 이력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비자 발급 보류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에 정 의원은 과거 미국 방문 이력을 들며 입장을 정리했다. 정 의원은 2012년 미국을 방문해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를 진행했고, 2014년 국회의원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해 스티브 셰벗 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 등 미국 상하원 의원들과 만나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레그 전 주한미국대사의 자택을 방문해 만남을 가진 바 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의 비자 보류 사실이 알려지자 여야에서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은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정 의원은 4선 중진이자 집권 여당 대표였다"며 "이번 일로 정 의원의 정당한 의정활동이 가로막힌 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도 "신망 높은 4선 중진인 직전 여당 대표의 비자 발급 지연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한미 외교 당국이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주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신정훈 민주당 의원은 "공식적인 의정활동을 비자 심사 보류로 가로막는 것은 한미동맹의 정신에도, 주권 국가 간 상호존중의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 매우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과거 반미 운동 이력을 문제 삼는 것 자체를 비판했다. 김준현 민주당 의원은 "정 의원의 과거 미 대사관저 농성은 당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저해하고 군사정권을 지지하던 미국에 대해 자주적이고 대등한 국가 간 관계를 모색하고자 했던 의사 표현"이라며 "미국 정부는 비자 발급 보류를 즉각 철회하고 동맹국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존중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신정훈 의원도 "만일 수십 년 전 독재정권에 맞섰던 청년 시절의 반미 시위 전력을 문제 삼는 것이라면, 이는 시대착오적이고 부당한 정치 보복성 조치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비판적 입장을 드러냈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정 의원의 과거 반미 활동 전력은 물론, 정부·여당의 대미 외교 실패와 한미동맹의 신뢰 균열이 이번 사태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닌지 의문을 지우기 어렵다"고 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미국이 "외교적 기피 인물" 낙인을 새긴 것이라고 표현했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여당 당 대표를 지낸 지금에도 입국이 거부됐다면, 이건 개인의 일을 넘어 미국이 이재명 정부의 비자를 거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