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매출 부풀려진 수치 적발…AI 산업 '순환구조' 붕괴 우려
오픈AI의 실제 매출이 시장 추정치(700억달러)보다 200억달러 적은 500억달러 수준이라는 보도에 반도체·클라우드 관련 주가가 급락했다. AI 산업의 순환금융 구조에서 오픈AI의 위치가 핵심이기 때문에 한 기업의 실적 부진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 산업의 핵심 기업 오픈AI의 실제 매출 규모가 시장에 알려진 수치보다 200억달러 적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AI 관련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지난달 말 기준 오픈AI의 연환산 매출이 500억달러(약 67조1천억원) 수준이라고 보도한 것으로, 시장에 통용되던 700억달러 추정치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이 보도 직후 미국 뉴욕 증시에서 반도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연쇄적으로 하락했다. 마이크론(-4.79%), 샌디스크(-4.90%), 시게이트(-4.05%), 웨스턴디지털(-2.99%), SK하이닉스 에이디알(-4.35%) 등 메모리·스토리지 반도체 기업들이 줄줄이 내려앉았고, AI 칩 개발사인 엔비디아(-2.94%), 인텔(-5.34%), 에이엠디(-3.90%)도 큰 낙폭을 기록했다.
시장이 오픈AI의 매출 규모 하향 조정에 민감하게 반응한 이유는 AI 산업의 구조적 특성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가 8월 중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AI 인프라 투자는 '엔비디아-오픈AI-오라클' 같은 순환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엔비디아가 오픈AI에 투자하면, 오픈AI는 오라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매하고, 오라클은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구매하는 식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동시에 오픈AI로부터 클라우드 서비스 구매 계약을 받는 등 상호 의존 관계가 깊다. 이러한 순환구조에서 오픈AI는 투자와 수요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었다. 오픈AI의 인프라 구매약정 규모가 총 1조4천억달러에 달한다는 추정도 이를 뒷받침한다.
AI 생태계 내 순환금융 구조의 위험성은 이전부터 지적되어 왔지만, 오픈AI의 매출 규모 하향 조정으로 그 우려가 현실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실제 매출 규모가 기존 시장 추정치보다 작다는 사실은 단순한 기업 실적 문제가 아니라 인공지능 서비스 매출 증가에 기반한 반도체 수요 확대와 투자자금 회수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자극한다"고 분석했다. 국제금융센터 보고서도 "AI 개발사의 기업 실적 영향이 업종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네오클라우드 업체인 코어위브(-7.77%)와 네비우스(-7.35%)의 폭락은 이러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사례다. 오픈AI의 약한 실적 전망이 곧 데이터센터 투자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장의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미국의 장기금리 상승이 이러한 구조적 위험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 이상으로 오르면서 금융기관들은 네오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대출을 더욱 선별적으로 취급하기 시작했다. 차입에 의존하는 AI 관련 기업들의 인프라 투자 확대에 직결되는 문제다. SK증권은 "현재 수준에서 조달금리가 추가 상승할 경우 하이퍼스케일러의 수익 구조 및 조달 여력을 보고, 어느 수준까지 감내할 수 있는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높은 금리 환경에서는 AI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정당화하기 위해 더욱 높은 수익성이 요구되는데, 오픈AI의 매출 전망 하향이 이를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이번 사태는 AI 산업의 고성장 신화에 대한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오픈AI의 매출 규모 자체가 축소된 것은 아니지만, 시장에 알려진 수치가 부풀려졌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만으로도 투자자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혔다. 반도체부터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이르는 AI 밸류체인 전체가 하나의 순환구조로 연결되어 있는 만큼, 한 기업의 실적 부진이 산업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건이다. 향후 AI 기업들의 실적 공시 투명성 강화와 함께 순환금융 구조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심층적인 검토가 불가피한 상황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