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수감자 3년간 경찰에 정보공개 청구 61건…법원 '권리남용' 판단
교도소 수감자가 3년간 경찰에 정보공개 청구 61건을 제기한 가운데, 법원이 이를 '권리남용'으로 판단하며 경찰의 손을 들어줬다. 유사한 사례가 2024년 6건에서 지난해 14건으로 증가하는 등 악용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판결이다.

법원이 교도소 수감자의 반복적이고 무리한 정보공개 청구를 '권리남용'으로 판단하며 경찰을 지지했다. 이는 공무원을 괴롭힐 목적으로 정보공개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가운데 나온 판결로, 국민의 알권리와 행정 효율성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라는 과제를 제기했다. 부산지방법원 행정1-3부는 지난 1일 교도소 수감자 A씨가 부산진경찰서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A씨의 청구를 전부 기각했다고 경찰청이 8일 밝혔다.
A씨는 올해 2월 부산진경찰서에 2025년 11월 한 달간 모든 국민이 신청한 정보공개 청구의 결정문 전체를 공개해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서는 해당 기간 정보공개 결정 108건 중 103건이 수사 관련 자료이고, 나머지 5건도 공개될 경우 사생활의 비밀이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3월에 비공개를 결정했다. A씨는 이에 불복해 경찰의 결정이 위법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재판부는 경찰의 손을 들어주었다. 재판부는 A씨의 정보공개 청구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명시했다. A씨가 실제로 정보를 활용할 의사 없이 공무원을 괴롭힐 목적으로 청구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 요구한 정보가 A씨의 법률상 지위와 관련이 없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이 같은 행위가 경찰의 행정력을 크게 낭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개 대상 정보에 제3자의 민감한 사생활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경찰이 개인정보를 일일이 확인하고 삭제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행정력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도 법원의 판단 근거였다. 실제로 A씨는 최근 3년간 전국 경찰관서를 상대로 이번 사건과 유사한 정보공개 청구를 모두 61건 제기했다. 경찰의 비공개 결정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만 해도 6건에 달한다. 이는 한 명의 수감자가 얼마나 반복적으로 경찰의 정보공개 시스템을 악용했는지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수치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이런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유사한 방식으로 교도소 수감자들이 경찰에 정보공개를 청구하고 비공개 결정에 불복해 소송까지 제기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3년간 소송까지 제기한 건수는 모두 34건인데, 2024년 6건에서 지난해 14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고, 올해도 14건이 발생했다. 이는 단순히 정보공개 청구 건수의 증가를 넘어 이를 악용하려는 시도가 체계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34건의 소송 중 경찰이 승소한 사건은 23건으로 약 68%의 승소율을 기록했다. 올해 2월 이후 경찰 측의 패소가 확정된 사례는 없으며, 현재 7건의 소송이 진행 중이다.
이번 판결은 정보공개 청구권이 국민의 기본적인 알권리로서 보장되어야 하지만, 동시에 이를 악용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앞으로 국민의 알권리를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경찰 행정력이 불필요하게 낭비되지 않도록 하여 국민의 생명·안전·재산 보호라는 경찰 본연의 임무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정보공개 제도의 본래 취지를 살리면서도 악의적 청구를 구분해내는 균형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앞으로 유사 사건들이 어떻게 판결될지, 그리고 경찰과 다른 공공기관들이 이 판례를 어떻게 활용할지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