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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4구역 개발 논란, 국감서도 여야 격돌…'이중 잣대' 공방

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을 둘러싼 여야의 입장 차이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격렬하게 충돌했다. 여당은 세계유산영향평가 없이 사업을 추진하는 서울시를 비판했고, 야당은 국가유산청이 정부 사업에는 관대하면서 지자체 사업에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고 지적했다.

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을 둘러싼 여야의 입장 차이가 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격렬하게 충돌했다. 여당은 세계유산영향평가 없이 사업을 강행하려는 서울시를 강하게 비판한 반면, 야당은 국가유산청이 정부 사업과 지자체 사업에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세계유산영향평가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보존과 개발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의원은 종묘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문화유산인 만큼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생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세계유산이 개발업자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며 문화재위원회가 제한했던 건물 높이를 두 배 수준으로 올리는 데 개발업자들의 영향이 있었는지 따져 물었다. 현재 서울시는 청계천변 최고 높이를 기존 71.9m에서 145m로 대폭 높이는 정비계획을 추진 중이다. 국가유산청은 종묘의 경관 훼손 우려를 이유로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요구했지만, 서울시는 세계유산지구 밖에 위치하기 때문에 의무 평가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가유산청의 대응이 일관되지 않다고 비판했다. 정연욱 의원은 세계유산인 의릉 부지에 위치한 한국예술종합학교 석관동 캠퍼스 이전 문제가 17년째 해결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왜 세운4구역에 대해서는 경찰 고발과 서울시 인가 취소까지 거론하며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는가"라고 반문했다. 윤용근 의원도 정부의 태릉CC 6800가구 공급 계획과 관련해 "유산영향평가 결과가 불리하면 공급 물량을 줄이거나 개발을 못 할 수도 있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야당은 정부 사업에는 관대하면서 지자체 사업에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정문 민주당 의원은 태릉CC가 유산영향평가 절차를 밟고 있는 반면, 서울시와 SH공사가 세계유산영향평가 대상이 아니라며 평가를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 차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정문헌 당시 종로구청장이 퇴임을 앞두고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를 승인한 것에 대해 인가 취소를 요구했다. 서울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국가유산청은 문화체육관광부를 통해 국토교통부에도 인가 취소를 요청한 상태다. 허민 청장은 "세계유산영향평가는 건물을 짓지 말라는 게 아니다"며 "보존과 개발의 균형점을 갖고 함께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여야의 입장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다.

한편 국가유산청이 내년 1월부터 시행하려던 궁능 관람료 인상은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정감사에서 국가유산청은 안내시설과 예약 시스템 등 관람 서비스를 먼저 개선한 뒤 요금을 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인상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세운4구역 개발 논란은 문화유산 보존과 도시 개발의 균형을 어떻게 맞춰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으며, 국가유산청의 일관된 기준 적용 여부가 향후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