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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집트 CEPA 협상 개시, 경제협력 본격화

이재명 대통령과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하고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을 공식 개시했다. 조선·청정에너지·방산 등 12건의 협정과 MOU를 체결하며 경제협력을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국빈 방한한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회담의 가장 주목할 성과는 지난해 11월 합의한 한·이집트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추진을 본격화하기로 한 것이다. 양국은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와 이집트 투자통상부가 'CEPA 협상 개시 공동선언문'에 서명함으로써 실질적인 협상 절차에 돌입했다. 이는 지난해 이 대통령의 이집트 공식 방문 당시 협력 구상을 이번에는 제도화하고 구체적인 사업으로 발전시키는 단계로 나아간 것을 의미한다.

CEPA 협상은 내년 상반기 중 1차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양국은 상품·서비스 무역과 경제협력, 공급망 회복력 등의 분야에서 호혜적이고 높은 수준의 무역협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양국 협력에 새로운 장이 열렸다"며 "향후 CEPA가 조속히 타결돼 양국 교역과 투자는 물론이고 광범위한 분야로 경제협력이 확대되는 든든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CEPA는 양국 간 관세 장벽을 낮추고 무역·투자 자유도를 높이는 협정으로, 양국 기업들의 상호 진출과 시장 접근을 크게 용이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은 경제·교육·문화 등 분야에서 모두 12건의 협정 및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특히 조선 분야에서 한국의 세계적 역량을 바탕으로 이집트의 친환경 조선산업 발전에 기여하기로 한 조선협력 MOU가 주목된다. 청정에너지 협력 MOU를 통해 에너지 전환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으며, 전력 인프라·해양·정보통신기술(ICT)·고등교육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한국의 기술 경쟁력과 이집트의 광활한 시장·자원을 결합하는 상호 보완적 협력 구조를 만드는 것으로 평가된다.

사회 분야의 협력도 눈에 띈다. 한국이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이집트와 사회보장협정을 체결한 것이다. 이 협정에 따라 양국에 파견된 근로자들의 연금 보험료 이중 납부 부담이 완화되어 기업들의 상호 진출과 경제 활동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이집트 대박물관이 한국의 국립중앙박물관 및 국립농업박물관과 협력 MOU를 체결해 문화·박물관 교류도 넓히기로 했다. 정부는 이러한 사회보장협정이 양국 기업과 근로자의 상호 진출을 뒷받침하는 제도적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방·방산 협력도 한층 강화되기로 했다. 양 정상은 K-9 자주포의 공동생산이 양국의 성공적인 방산 협력 모델로 자리 잡았다는 데 공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양국 간 방산 협력이 단순한 무기체계 수출을 넘어 이집트군의 전력 강화와 현지생산·기술협력을 통한 이집트의 산업기반 확충에도 기여하는 호혜적 파트너십으로 발전하기를 희망한다"고 표명했다. 이는 방산 협력을 통해 단순한 수출 관계를 넘어 기술 이전과 현지 산업 발전으로 확대하려는 의도를 보여준다.

정상회담에서는 국제 현안도 논의되었다. 양 정상은 한반도와 중동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를 만드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튼튼한 안보"라는 안보 철학을 제시했고, 알시시 대통령은 대화와 협력의 여건을 조성하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전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이는 한·이집트 관계가 경제 협력을 넘어 국제 안보 문제에서도 협력하는 전략적 동반자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