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분기 영업익 107조 돌파, 반도체 전 부문 경쟁력 회복
삼성전자가 3분기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100조원을 처음 돌파했다. HBM 사업의 본궤도 진입과 파운드리 적자 축소가 주요 요인이며, 고객 다변화 전략도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다만 중국 반도체 기업의 빠른 추격은 향후 극복 과제다.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107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대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 2분기 대비 급증한 수치로, 반도체 사업 전반에서 경쟁력을 회복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의 본궤도 진입과 파운드리 사업의 적자 축소가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HBM 사업이 이번 실적 개선의 가장 큰 견인차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를 양산 출하하며 경쟁사들보다 빠르게 시장을 선점했다. HBM은 엔비디아, 구글, AMD 등이 개발하는 인공지능 반도체에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고성능 메모리로,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HBM 시장 점유율은 올해 2분기 33%로 상승했으며, 이는 2026년 1분기의 21%에서 단 3개월 만에 12%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SK하이닉스의 50% 점유율과 비교하면 여전히 격차가 있지만, 추격 속도가 매우 빠른 상황이다.
고객 다변화 전략도 실적 개선에 큰 역할을 했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HBM 공급망에서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브로드컴,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주문형반도체(ASIC) 진영의 기업들과 거래를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인공지능 칩 개발에 투자를 늘리면서, ASIC용 HBM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삼성전자가 적절히 포착했다. 이러한 전략적 고객 확보는 단일 공급처 의존도를 낮추면서도 매출 확대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방안으로 평가된다.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도 적자 폭을 크게 줄이며 반도체 사업 전체의 경쟁력 회복을 입증했다. 이 두 사업부는 지난 2분기 대비 적자를 축소하여 현재 약 1조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만 TSMC에 크게 밀리던 파운드리 사업이 수주 확대와 공정 개선을 통해 점진적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단순히 메모리 반도체에만 의존하지 않고 반도체 산업 전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음을 의미한다.
업계 전망도 매우 긍정적이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이 73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두 회사 합산 분기 영업이익은 170조원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도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증가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장기공급계약(LTA)을 통한 가격 협상력 우위를 바탕으로, 양사의 합산 연간 영업이익이 1000조원을 넘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KB증권은 내년 삼성전자의 HBM 판매 가격이 올해보다 두 배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AI가 더 많은 메모리를 필요로 하는 에이전트 AI로 발전하면서 메모리의 가격 상승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반도체 산업의 빠른 추격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중국 최대 반도체 기업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4%에서 올해 2분기 10%로 1년 만에 2.5배 증가했다. 현재는 삼성전자(38%)와 SK하이닉스(25%)에 비해 큰 차이가 나지만, CXMT가 최근 5세대 D램 공정 양산에 진입하고 모바일용 저전력 D램 공급을 늘리고 있다는 점은 향후 경쟁 심화 가능성을 시사한다. 삼성전자는 기술 격차 유지와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이러한 중국 리스크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