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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빅4, 누리호 성공 발판 삼아 우주산업 본격 진출

누리호 5호기의 성공적 발사를 계기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KAI, LIG D&A 등 방산 빅4가 우주산업으로 본격 진출하고 있다. 재사용 발사체, 메탄 엔진, 초소형 위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조 원대 투자를 단행하며 한국형 팰컨9과 스타링크 개발을 추진 중이다.

방산 빅4, 누리호 성공 발판 삼아 우주산업 본격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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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5호기가 목표 궤도에 도착해 초소형군집위성 네온샛 5기를 성공적으로 투입했다. 이번 발사는 단순한 로켓 성공 사례를 넘어 한국 우주산업의 주도권이 정부에서 민간으로 본격 이전되는 신호탄이 되었다. 특히 발사통제센터에 투입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직원 23명이 전 과정을 제어한 것은 민간 기업이 우주 사업의 핵심 영역까지 장악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과거 누리호의 모든 발사를 직접 관리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관리·감독 역할로 물러난 것이다.

누리호 5호기 제작·발사에는 국내 300여 기업이 참여했으며, 이 중 방산업계의 역할이 특히 돋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75톤급 액체로켓엔진을 비롯한 주요 부품을 공급하고 발사체 제작 전반을 총괄했다. 현대로템은 추진기관시스템 시험설비를 담당했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1단 추진체를 제작했으며, HD현대중공업은 발사대 지상기계설비와 추진체공급설비 등 발사대 시스템 전반을 설계·제작했다. 이는 방산 빅4가 단순 부품 공급자에서 우주산업의 주요 플레이어로 진화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성공을 두고 "민간 주도 우주 사업 시대가 열린 것을 보여준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세계 우주산업의 판도는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과거 각국 정부가 주도했던 우주 사업은 미국 스페이스X의 재사용 발사체 팰컨9과 위성 통신 스타링크의 등장으로 민간으로 주도권이 빠르게 이전되고 있다. 중국의 랜드스페이스, 일본의 혼다 등 중·일 민간 기업들이 재사용 발사체 개발·실험에 잇따라 성공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방산 기업들은 군용 위성, 로켓 발사체, 엔진 등 군과 연관된 항공우주 사업에서 축적한 역량을 토대로 민간 우주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이는 한국형 팰컨9과 스타링크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목표로 표현되고 있다.

현대로템은 하반기 조직 개편에서 방산 사업 부문을 에어로스페이스·방위(AD)와 로봇·수소(RH) 사업본부로 재편하며 우주 사업을 조직 전면에 내세웠다. 새로운 조직의 주력은 재사용 우주 발사체용 엔진 부문이다. 현대로템은 2000년대부터 발사체용 메탄 엔진을 연구·개발해왔으며, 메탄은 기존 등유보다 높은 추진력을 내면서도 그을음이 거의 없어 재사용 발사체에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로템은 3000억원을 투자해 전북 무주군에 메탄 엔진 연구·개발 및 생산 기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메탄 엔진 분야에서 세계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투자 규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재사용 발사체 체계 종합 기업을 목표로 설정하고 지난달 30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시험용 재사용 발사체 로켓의 조립에 착수했다. 2028년까지 재사용 발사체 이륙·착륙 비행 시험을 완료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한국판 팰컨9을 만들어 우주 수송 서비스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화에어로는 항우연과 함께 2032년 발사 예정인 달 착륙선의 추진시스템도 개발하고 있어, 우주 탐사 분야까지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위성 산업 분야에서도 방산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지난 30여 년간 중대형 위성 제조에 주력했던 KAI는 초소형 위성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스페이스X가 초소형 군집위성 스타링크로 위성 통신 시장을 장악한 것처럼, 향후 한국 초소형 위성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KAI 관계자는 "경남 사천 우주센터에 초소형 위성을 연간 100기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췄다"고 밝혔다. 작년 1월 우주사업부를 출범하고 우주 산업 진출을 선언한 LIG D&A도 위성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LIG D&A는 작년 4월 국내 첫 민간 주관 정지궤도 위성인 천리안위성 5호 개발 사업자로 선정됐으며, 같은 해 10월 대전에 1000억원을 투자해 위성·레이저 체계 조립동을 준공했다. 이러한 투자와 조직 개편은 방산 빅4가 우주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있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