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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악화시키는 RB1 유전자 결손 규명…맞춤형 치료법 개발

간암 환자의 14.6%를 차지하는 RB1 유전자 완전 결손 환자는 일반 환자보다 사망 위험이 3.32배 높다.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이 이를 규명하고 인공지능 진단 모델과 맞춤형 병용 치료법을 개발했다.

간암 악화시키는 RB1 유전자 결손 규명…맞춤형 치료법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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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환자의 예후를 크게 악화시키는 유전자 결손 상태가 규명되고, 이에 맞춘 새로운 표적 치료전략이 개발됐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심주현 교수와 병리과 성창옥 교수, 마카오대학교 심중섭 교수, 포항공과대학교 박상현 교수, 한양대학교 구리병원 안지현 교수 공동 연구팀은 'RB1 유전자'의 완전 결손이 간암을 악화시킨다는 점을 규명한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시그널 트랜스덕션 앤드 타게티드 테라피'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난치성 간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돌파구를 제시하는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진은 총 561명의 간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유전 정보 분석을 실시한 뒤, 연구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또 다른 450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분석 결과를 검증했다. 현재 진행성 간암 치료에는 아테졸리주맙과 베바시주맙 병용요법 등이 사용되고 있지만, 일부 환자에게만 치료 반응이 나타나고 결국 내성까지 생기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개인 맞춤 치료가 가능하도록 간암을 악화시키는 생체 지표를 찾아내는 과정에서 RB1 유전자에 주목했다. 이 유전자에 변이가 생겨 본래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게 되면 세포의 과도한 증식으로 암이 되는 것을 막기 어려워진다는 점을 발견했다.

연구 결과, RB1 유전자 쌍이 모두 결손되거나 비활성화된 'RB1 완전 결손' 환자는 전체 간암의 14.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주목할 점은 이 환자군의 예후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이다. RB1 완전 결손 환자는 일반 간암 환자보다 사망 위험이 3.32배, 재발 위험은 3.15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유전자가 완전 결손되는 변이가 있으면 종양 진행이 빠르고 암세포가 정상적인 세포의 형태를 많이 잃어버려 공격적인 성질을 띤다는 점이 밝혀졌다. 이는 그 자체로 간암 예후를 나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임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발견을 바탕으로 두 가지 임상적 성과를 도출했다. 첫째, 비용이 많이 들고 복잡한 유전체 분석 없이도 의료현장에서 고위험군인 RB1 완전 결손 환자를 신속하게 선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 진단 모델(FR-MIL)을 개발했다. 이 모델의 정확도는 외부 코호트를 활용한 검증에서 84.39~91.58%의 점수를 기록해 우수한 성능이 입증됐다. 둘째, RB1 유전자가 망가진 간암 세포들을 배양한 뒤 876종의 다양한 약물을 투여하면서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아냈다. 그 결과, 세포 분열을 억제하는 기능의 치료제와 DNA 손상이 누적된 암세포만 죽이는 치료제를 함께 투여하는 병용요법이 가장 뛰어난 항암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세포 및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이 병용요법을 적용하자 간 독성 등 뚜렷한 전신 부작용 없이 종양 억제 효과가 극대화됐다. 심주현 교수는 "현재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고 내성이 발생하기 쉬운 난치성 간암 환자들에게 유전자 특성에 맞춘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되었다"며 "개발된 인공지능 진단 모델과 병용 치료전략이 실제 임상 현장에 도입된다면 환자들의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정밀 맞춤 의료를 앞당기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간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개인 맞춤형 의료로 전환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